재판부 "무참히 살해후 방화 시도까지…반성도 없어 엄벌"
정신과 의원 의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60대 환자에게 법원이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양민호 부장판사)는 21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60)씨에 대한 재판에서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5일 부산 북구 화명동 한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에서 원장 B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범행 뒤 인화 물질을 몸에 뿌리고 창문에 매달리는 등 난동을 벌이기도 했다.

A씨는 규율을 지키지 않는 자신을 원장 B씨가 퇴원시키려 하자 이에 앙심을 품고 살해를 결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범행 하루 전부터 흉기, 휘발유, 라이터를 샀고, 몸에 흉기를 숨겨 사무실에 들어가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사람의 생명을 침해하는 살인 범죄는 어떠한 이유로도 합리화할 수 없는 중대 범죄"라며 "의료기관 내 무방비 상태에 있는 피해자를 목, 가슴, 복부 등을 여러 차례 찔러 무참히 살해했고, 범행 뒤 가솔린을 뿌려 방화를 시도했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범행 책임을 일부 전가하는 등 자신의 범행을 진심으로 반성하지 않고 있다"며 "유족 역시 피고인에 대해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검찰은 A씨에 대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당시 검찰은 A씨가 가벼운 조증과 불면증 외 정신질환이 없었고 사건 발생 전날 외출해 흉기를 사 오는 등 계획범죄라는 점을 들어 중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에는 의료인에 대한 폭행 처벌을 강화하는 '임세원법'은 적용되지 않았다.

임세원법으로 불리는 의료법 개정안은 의료인을 폭행해 상해, 중상해를 입히거나 사망에 이르게 할 경우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이다.

이 사건은 폭행으로 인한 사망이 아닌 살인에 대한 고의성이 인정돼 살인죄가 적용됐다.

2018년 12월 서울 강북삼성병원에서 진료 중이던 정신건강의학과 임세원 교수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 박모씨는 25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