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기준법 위반 적용…조권 측 "기소권 남용" 반발
檢, 조국 동생 '교사 채용비리' 무죄에 공소장 변경
1심에서 일부 무죄가 선고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동생의 웅동중 교사채용 비리 혐의와 관련해 검찰이 19일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를 추가로 적용해달라며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검찰은 이날 서울고법 형사3부(배준현 표현덕 김규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조권(54)씨의 항소심 2회 공판에서 "채용 과정에서 이익을 취한 경우 근로기준법 위반이 성립한다"면서 공소장을 변경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조씨는 웅동학원 사무국장이었던 2016∼2017년 웅동중 교사를 채용하면서 지원자 2명으로부터 모두 1억8천만원을 받고 시험 문제와 답안지를 넘겨준 것으로 드러나 업무방해·배임수재죄로 기소됐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검찰 판단과 달리 두 혐의 중 업무방해죄만 인정하고 배임수재는 무죄로 판단했다.

배임수재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임무와 관련해 부정한 청탁과 함께 이익을 취득한 경우 성립하는데, 웅동학원 사무국장이 교사채용 업무를 처리하는 자리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검찰은 "1심이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는 요건을 좁게 해석해 배임수재죄를 무죄로 선고했다"며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아니라도 근로기준법 위반은 성립한다"고 공소장 변경 취지를 설명했다.

근로기준법은 영리를 위해 다른 사람의 취업에 개입하거나 중간 이익을 얻는 경우 5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이에 조씨의 변호인은 "무죄를 보완할 수단으로 근로기준법 위반을 사용하는 것은 기소권 남용"이라며 반발했지만, 재판부는 공소장 변경을 허가했다.

재판부는 조씨의 공범인 박모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하려 했으나 징역형을 확정받고 수감 중인 박씨가 건강상 문제를 호소하면서 불출석해 신문이 이뤄지지 못했다.

검찰은 박씨의 건강 상태와 최근 구치소에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고려해 화상으로 증인 신문을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재판부는 형사재판에서 화상으로 증인을 신문할 규정이 분명치 않다는 이유로 난색을 보였다.

조씨는 웅동중 교사 채용 비리와 웅동학원을 상대로 한 위장 소송, 증거인멸 교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여러 혐의 중 업무방해죄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의 실형과 1억4천700만원의 추징금을 명령하고 법정 구속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