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멕시코 중서부 미초아칸주의 엘테레로 마을에 여성들로만 이뤄진 '자경단'이 등장했다.
40여 명의 자경단원 중엔 임신부도 있고, 어린아이를 안은 이들도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마약 밀매 조직의 강력범죄가 잦은 멕시코에선 공권력이 제대로 미치지 못하는 시골 마을에서 주민들이 무장 자경단을 조직하는 경우가 있다.
카르텔의 습격에 대비해 무기를 들고 마을을 지키고, 범죄자들을 붙잡아 직접 처벌하기도 했다.
현재 멕시코에서 가장 악명높은 조직인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 등이 영향력을 미치는 미초아칸주는 멕시코에서도 범죄가 많은 지역 중 하나다.
엘테레로 마을의 여성 중 상당수는 카르텔 범죄로 가족을 잃었다.
젊은 남성을 비롯한 주민 실종과 피살이 늘면서 여성들이 자경단을 조직해 카르텔에 맞서기로 했다.
14살 딸이 카르텔에 납치됐다는 한 자경단원은 AP에 "아이들과 가족이 사라지는 것을 더이상 볼 수 없다"며 "남은 이들을 목숨 걸고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기를 들 수 있는 남자들은 모두 카르텔이 데리고 간다"며 "카르텔이 조직원으로 영입했는지 아니면 죽였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멕시코 자경단의 존재는 늘 논란거리였다.
방어를 위한 것이라지만 무장한 채 법 밖에서 린치를 가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한 논란이 계속 일었다.
이름만 자경단일 뿐 마약 밀매 등에 가담하는 또 다른 범죄조직이라는 비판도 있다.
엘테레로 마을의 여성 자경단을 놓고도 CJNG에 맞서 영역을 지키려는 경쟁 카르텔의 조직원일 뿐이라는 시선도 있다.
실바노 아우레올레스 미초아칸 주지사는 "그들은 범죄자"라고 잘라 말하며 "불법 활동을 감추기 위해 자경단이라고 부르는 것일 뿐이다.
자경단이라는 명칭이 면죄부라도 되는 것처럼 말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자경단은 범죄조직과의 연관 가능성을 부인하며, 경찰이나 군이 그들 대신 카르텔에 맞서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