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생산으로 수입 물량 국산화 목표
15일 시노펙스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13일 독일 알파플랜과 혈액투석용 필터모듈 생산시설 및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 30억원을 지급했다. 시노펙스는 2023년까지 알파플랜 혈액투석기용 필터모듈 및 생산장비의 국내 독점 공급권을 갖게 된다. 필터모듈 생산장비까지 독점해 다른 기업의 시장 침투를 막겠다는 것이다.
국내 최초 혈액투석기 필터모듈 생산
멤브레인은 0.5~1.2㎜ 정도의 얇은 막이다. 특정성분을 선택적으로 통과시켜 혼합물을 분리하는 필터 소재다. 0.1㎛(마이크로미터) 크기의 표면 기공이 고르게 분포해 있다. 수중의 미세한 불순물뿐만 아니라 병원성 미생물까지 제거할 수 있는 고성능의 필터 제품이란 설명이다.시노펙스는 현재 한외여과막 나노여과막 정밀여과막 등 멤브레인 필터 소재를 개발 생산하고 있다. 삼성반도체 LG디스플레이 등의 최첨단 공정에 멤브레인 필터를 공급 중이다.
시노펙스는 멤브레인 소재 생산 기술을 바탕으로 국내 최초로 혈액투석기 필터모듈 생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번 계약으로 생산 설비를 갖춰 국내에서 혈액투석기 필터모듈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회사가 갖고 있는 멤브레인 필터 소재는 혈액투석기 필터모듈의 기공 사이즈와 성능 등에서 유사해 이를 활용한 제품 개발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시노펙스는 지난해부터 서울대병원과 함께 관련 연구개발을 진행해 왔다. 서울대병원이 주관하는 ‘지속적 신대체요법’(CRRT·혈액투석기) 기기 국산화 정부 프로젝트의 혈액투석기 필터모듈 개발 기업으로 선정되면서다.
회사는 현재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혈액투석기용 필터모듈의 국산화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노펙스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혈액투석기 및 필터모듈 시장 규모는 1조3000억원이다. 그러나 미국 독일 일본 등의 기업이 전량 독점하고 있다.
시노펙스 관계자는 “기존까지는 병원에서 수입한 혈액투석기의 사양에 맞는 필터모듈을 소모품 형태로 사용하다보니 전량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코로나19 감염 환자의 후유증 등으로 혈액투석 환자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국산화가 시급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우선 알파플랜으로부터 혈액투석기용 필터모듈 생산설비와 생산 기술을 도입한다. 현재 운영 중인 동탄사업장 크린룸 시설 내에 한국우수약품제조관리기준(KGMP)의 혈액투석기 필터모듈 생산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도입되는 생산 설비는 0.8~2.0㎡ 규격의 멤브레인 생산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연간 200만개의 혈액투석기용 필터모듈을 생산할 수 있다.
국내에 수입돼 사용되고 있는 모든 규격의 혈액투석기용 필터모듈에 대응할 수 있고, 가격을 낮춰 수입 제품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노펙스 관계자는 “혈액투석기용 필터모듈의 국산화를 위해 우선은 기존 제품의 사양 및 성능과 동일하게 개발하고, 추후에는 자체 필터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라며 “현재 혈액투석기용 필터모듈 외에도 혈액진단기 및 혈액제제용 필터 등도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