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검출 한계 10억배 높인 디지털 라만 분광 기술 개발
신경전달물질 측정 민감도 높여 질병 조기에 진단한다
생체 내 신경전달물질을 초고감도로 측정해 뇌 신경 질환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바이오·뇌공학과 정기훈 교수 연구팀이 생체 분자의 광학 검출 한계를 기존의 10억배로 높여 아토몰(100경분의 1몰) 단위까지 측정할 수 있는 디지털 코드 라만 분광 기술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 뇌 신경 질환은 신경전달물질 분비에 문제가 생겨 발생한다.

알츠하이머병은 아세틸콜린 부족과 글루탐산염 과다 분비, 파킨슨병은 도파민 부족 등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질환의 조기 진단을 위해서는 신경전달물질 농도 변화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한데, 생체 내에서 극히 낮은 농도로 존재하기 때문에 검출하기가 쉽지 않다.

기존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 표면증강 라만 분광(SERS), 고성능 액체 크로마토그래피(HPLC), 형광 표지 기반 센서 측정 방식 등은 검출 한계가 나노몰(10억분의 1몰)에 불과하고 측정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통신 분야의 코드 분할 다중 접속 기술(CDMA)을 생체 분자 검출에 적용, 잡음 신호를 제거하고 표적 생체 분자 신호만 고순도로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대역 확산 기술과 라만 분광법(특정 분자에 레이저를 쏴 그 분자 전자의 에너지준위 차이만큼 에너지를 흡수하는 현상을 통해 분자의 종류를 알아내는 방법)을 접목해 별도의 형광 표지 없이도 도파민·세로토닌·아세틸콜린·가바·글루타민 등 5가지 신경전달물질을 아토몰 농도에서 측정해 냈다.

신경전달물질 측정 민감도 높여 질병 조기에 진단한다
질병 진단용 광학 진단기기, 모바일 헬스케어 기기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기훈 교수는 "소형화해 휴대용으로 개발하면 적은 비용으로도 현장에서 신속하게 고감도로 신경질환을 진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신경전달물질뿐 아니라 다양한 생 화합물 검출, 바이러스 검출, 신약 평가 등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지난 8일 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