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하루 조금씩만 마셔도 가장 흔한 형태의 부정맥인 심방세동(AFib: atrial fibrillation)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심방세동은 심장의 윗부분인 심방이 1분에 일정한 간격으로 60-100회씩 박동하지 못하고 이따금 불규칙하게 150-170회씩 빠른 속도로 뛰어 가늘게 떨리는 현상이다.

당장 생명에 위협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일이 잦을수록 뇌졸중 위험이 커진다.

독일 함부르크대학 심장·혈관센터의 심장 전문의 레나테 슈나벨 교수 연구팀이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덴마크, 이탈리아에서 총 10만8천 명(24~97세)을 대상으로 14년에 걸쳐 진행된 연구 자료를 종합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영국의 일간 가디언 인터넷판이 13일 보도했다.

연구 기간에 이 중 6천 명이 심방세동 진단을 받았다.

매일 작은 잔으로 맥주 한 잔(330㎖) 또는 포도주 한 잔(120㎖) 또는 독주 한 잔(40㎖)을 마시는 사람은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심방세동 발생률이 16%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술을 많이 마실수록 심방세동 발생률은 더 올라가 매일 2잔일 땐 28%, 매일 4잔 이상일 땐 47%까지 높아졌다.

절대적인 위험은 작았지만 그래도 이 결과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될 것이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에 대해 캐나다 맥매스터대학 인구건강 연구소의 데이비드 코넨 박사는 소량의 알코올도 적지만 심방세동 위험을 높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심방세동 예방과 관리를 위해서는 알코올 섭취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논평했다.

심방세동 환자는 매년 5~7%가 뇌졸중을 겪는다고 한다.

심방세동이 잦을수록 혈전이 만들어지고 혈전이 떨어져 나가 혈관을 타고 돌다가 뇌혈관을 막으면 뇌경색이 발생한다.

증상은 가슴 두근거림(심계항진), 호흡곤란, 무력감의 형태로 나타난다.

이 연구 결과는 유럽 심장학회(European Society of Cardiology) 학술지 '유럽 심장 저널'(European Heart Journal)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