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남 고려대 교수, 미국미생물학회 학술지 '엠바이오' 게재

장내 미생물 불균형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중증으로 악화하는 요인일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김희남 고려대학교 바이오시스템의과학부 교수는 지난 1년간의 코로나19 유행 기간 축적된 연구 논문들을 분석한 결과 장내 미생물 불균형과 이로 인한 장 누수가 코로나19 예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13일 밝혔다.

해당 의견은 미국미생물학회(ASM)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엠바이오'(mBio)의 '견해'(PERSPECTIVE)란에 게재됐다.

김 교수는 장내 미생물 균형이 깨지면서 장 건강이 악화하고, 이때 바이러스가 장의 표피와 내부 장기에 접근하면서 코로나19 감염이 중증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추정했다.

장내 미생물 불균형으로 인한 장벽기능 약화가 장 누수를 유발하면서 코로나19 감염을 악화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의료계에서는 마이크로바이옴으로 불리는 장내 미생물 균총이 인체 생리 현상과 면역 등에 큰 영향을 준다고 보고 있다.

장내 유익균은 줄어들고 병원성 유해균은 많아지는 등 미생물들 사이 균형이 깨지면 다양한 만성 질환을 유발한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김 교수는 "장내 미생물 불균형은 장벽의 항상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장의 내벽 세포에 접근하고, 심한 경우 장벽을 통과해 핏속으로 침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외 연구 결과가 장 건강과 코로나19 예후 사이의 연관성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고혈압, 당뇨병, 비만 등 만성질환을 앓거나 고령일 때 코로나19 감염이 중증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고 보고되는데 이들은 모두 장내 미생물이 건강하지 않다"고 봤다.

그는 "최근 연구에서 코로나19 환자의 경우 장내 유익한 세균은 감소하고 병원성 세균은 증가하는 등 장내 미생물 다양성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며 "코로나19 감염과 장내 미생물을 연결 짓는 메커니즘을 이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