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역량 과시·열병식은 바이든 출범 겨냥한 것"
외신, 김정은 '총비서' 추대에 "권력 강화·권위 제고"
외신은 11일(현지시간) 북한이 노동당 대회에서 김정은 당 위원장을 당 총비서로 추대키로 한 것은 권력 강화와 권위 제고를 목표로 했다는 해석을 내놨다.

김 위원장의 노동당 내 공식 직함은 집권 초기 제1비서에서 2016년 위원장을 거쳐 이번에 총비서로 바뀌었는데, 총비서는 과거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부여한 직책이기도 하다.

AP통신은 "경제적 어려움이 커지는 와중에 아버지가 이전에 가진 총비서 칭호를 받았다"며 이 칭호는 중요한 상징성이 있어 김 위원장의 권위 강화를 목적으로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도 김 위원장이 2011년 아버지 사망 이후 거의 절대적인 권력을 확대해 왔다며 이번 칭호가 권력을 강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마이클 매든은 북한의 당 기구 개편과 인사가 외부 관찰자에겐 허울뿐인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김 위원장이 그날그날 업무 관리에서 벗어나 좀 더 숙고가 필요한 기능을 하도록 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AFP통신 역시 북한이 경제난, 국제사회 제재, 북미협상 결렬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번 조처는 김 위원장의 권위를 강화하는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외신, 김정은 '총비서' 추대에 "권력 강화·권위 제고"
외신은 김 위원장이 당대회 기간 미국을 '최대 주적'으로 규정하고 핵 역량을 과시하는가 하면, 심야 열병식까지 개최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런 움직임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세 차례 정상 만남이 결실 없이 끝난 후 미국에 대한 논쟁적 접근을 시사한 것이라고 말했다.

안킷 판다 미국 과학자연맹(FAS) 선임연구원은 "바이든 당선인이 대북정책에 우선순위를 두지 않으면 북한은 핵실험을 재개하고 핵 능력을 질적으로 향상하겠다는 점을 김 위원장이 분명히 했다"고 평가했다.

AP도 "김 위원장의 핵 위협은 바이든 당선인이 취임한 뒤 외교를 재개하고 양보하라는 압력을 의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열병식은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무력시위일 수 있다고 봤다.

다만 AP는 핵무기 고도화 천명, 노동당 개편 등이 전염병 대유행과 관련된 경제적 충격, 자연재해, 미국 주도의 지속적 대북 제재 등 어려움에 대해 실질적 해법을 제공할 수 있을지는 관측자들도 의문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AFP는 북한이 바이든 행정부에 저항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당대회를 이용하고 있다며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가진 격동의 관계 이후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내디디고 있다는 분석가들의 평가를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