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주가가 계속 오르려면 기업 실적, 금리, 외국인 매수 등 다양한 요소가 더해져야 하지만 낙관하기는 쉽지 않다.
한국경제신문은 국내 주요 증권사 9곳을 상대로 증시가 조정을 받더라도 견뎌낼 수 있는 종목을 추천받았다. 지수가 10~20%대의 조정을 받더라도 덜 떨어지고, 회복기에는 가파르게 반등할 수 있는 종목을 들어봤다.
○코스피 삼성전자 '몰표'…2차전지와 친환경도 '차기 주도주'
유가증권시장 설문에 참여한 5개 증권사는 모두 조정장에서 매수해야 할 종목으로 삼성전자를 꼽았다. 다만 추천은 지난 7일 받았기 때문에 8일 삼성전자 주가 급등이라는 변수는 반영되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잘 버틸 것이라고 보는 이유는 올해 영업이익 작년보다 30% 가량 늘고, 새롭게 주식시장에 진입한 개인 투자자들이 계속 사들이기 때문에 주도주의 지위는 견고할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저평가 상태라는 분석도 있다. 장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삼성전자는 주가상승에도 현 수준으로만 보면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거대 기술주이자, 배당성향을 매년 끌어올리고 있는 국내의 대표적인 배당성장주”라고 설명했다.전기차 밸류체인에 속해 있는 2차전지 및 전기차 업체들도 여전히 수익률 방어에 기여할 것이란 평가를 받았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배터리 업체 및 소재 기업들은 이익 개선세가 지속되고 있고, 인수합병(M&A)과 신규 투자 등을 통한 경쟁력 강화도 진행되고 있어 조정장에서도 선방할 것”이라며 LG화학과 에코프로비엠을 추천했다.
삼성증권은 코로나19 백신 보급 이후 강세가 예상되는 정유주로 분류되면서, 2차전지 사업을 겸비한 SK이노베이션을 추천 종목으로 꼽았다.
새로운 주도 테마에 대한 대답을 내놓은 증권사도 있다. NH투자증권은 친환경 인프라 관련주인 LS일렉트릭과 SK가스, 현대모비스, 삼성SDI를 추천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증시 조정에도 꾸준히 몸값을 끌어올릴 기업들은 세계적인 투자 트렌드에 부합하는 친환경 기업”이라며 “증시 조정을 친환경 인프라에 투자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삼성물산과 현대모비스, SK, LG 등 국내 주요 그룹의 지주사 를 추천했다. 높은 배당률과 낮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갖춘 지주사에 투자하면 시장 하락을 방어하고, 반등장에서는 지수가 오르는 만큼 수익을 낼수 있다는 논리다.
○코스닥시장, 바이오보다는 알짜 제조기업 주목해야
코스닥 시장에서는 '바이오를 피해라'로 증권사들의 의견이 모였다. 바이오는 지난해 시장을 이끌었지만,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고 공매도 재개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공매도는 가치대비 주가수준이 높은 종목에 집중되기 때문이다.바이오 업종보다는 전자제품 소재·부품·장비 제조사들에 투자하라는 조언이다. 이정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조정 이후에는 시장의 시선이 리스크가 덜한 종목들로 향할 것"이라며 "밸류에이션이 낮고, 예상 영업이익 증가율이 높으며, 주가 상승률은 양호한 종목들이 반등을 이끌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유진투자증권이 추천한 유진테크는 올해 영업이익이 326% 증가가 예상되는 반도체 장비 제조사다. 코로나19 와중에도 반도체 경기가 반등에 성공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작년보다 설비투자를 대폭 확대할 예정인 만큼 수혜 종목을 투자 후보에 올려야 한다는 분석이다. 수소에너지(진성티이씨, 상아프론테크)와 디스플레이(덕산네오룩스) 벨류체인에 있는 기업들도 올해 급격한 실적 개선 전망을 바탕으로 추천 목록에 올랐다.
친환경 테마의 매력은 코스닥 시장에서도 유효할 전망이다. 하나금융투자와 KTB투자증권은 풍력타워 제조사인 스페코를 조정 시 매수해야할 기업으로 지목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