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아파트 청약시장에서 공급가격이 10억원이 넘는 초대형 아파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넓은 면적이 선호되고, 고급 아파트에 대한 수요도 늘어 높은 청약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4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전남 광주의 주상복합 ‘더리미티드’의 최고 경쟁률이 가장 큰 주택형인 전용면적 269㎡에서 나왔다. 1순위 경쟁률은 2.5 대 1로 전남지역을 포함한 2순위 경쟁률까지 합치면 17 대 1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전용 179~269㎡의 대형 주택형으로만 이뤄진 총 88가구의 고급 주상복합이다. 가장 저렴한 전용 179㎡의 공급가격이 14억5000만원, 가장 비싼 전용 269㎡가 25억6000만원에 달했다. 최소 14억원이 넘는 분양가격에도 462명이 청약에 참여하며 흥행했다.

롯데건설이 시공한 이 단지는 3.3㎡당 평균 분양가격이 2233만원에 달했다. 특히 전용 245㎡ 초과 주택형은 호화주택으로 분류돼 취득세가 네 배 중과되는데도 높은 인기를 끌었다. 전용 269㎡(2가구)에는 34명, 전용 254㎡(2가구)는 11명이 청약했다.

지난해 말 전남 완도에서 분양한 ‘쌍용더플래티넘 완도’(조감도)도 가장 큰 면적인 전용 172㎡, 전용 181㎡에서 각각 13 대 1, 12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이다. 전용 172㎡의 분양가는 12억7800만원, 전용 181㎡는 13억3300만원으로 10억원을 훌쩍 넘었다. 하지만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입지와 완도에 들어서는 첫 번째 브랜드 주상복합이라는 점에서 지역 수요를 자극했다.

지난해 5월 강원 속초 동명동에서 분양한 ‘속초디오션 자이’는 전용 131A㎡(펜트하우스)의 분양가격이 11억7000만원이었지만 114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가격이 10억원을 넘지 않은 지방 아파트들도 최고 경쟁률은 대형 주택형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분양한 충북 청주 가경아이파크5단지는 최고경쟁률이 가장 큰 주택형인 전용 101㎡(49.8 대 1)에서 나왔다. 경북 구미 확장단지 중흥S클래스 에듀포레도 5가구 모집한 전용 171㎡(12.6 대 1)에 기타지역까지 포함해 63명이 몰렸다.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지방엔 서울만큼 소비력을 갖춘 자산가가 많지만 이에 맞는 공급이 없었다”며 “부산 해운대 엘시티처럼 초고급, 초대형에 각종 주거 서비스를 갖춘 단지에 자산가들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