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은 작년 4~9월 일본의 잠재성장률이 -0.01%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0.09%포인트 하락했다고 7일 발표했다. 일본의 잠재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진 건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이어진 2010년 4~9월(-0.28%) 이후 10년 만이다.

잠재성장률이란 한 나라의 노동과 자본 등을 투입해 인플레이션 등 부작용 없이 최대한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이다. 한 나라 경제의 중장기 체력을 의미한다.

2010년 이후에도 마이너스를 겨우 면하던 일본의 잠재성장률은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집권한 2012년 말부터 큰 폭으로 상승했다. 아베노믹스(아베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난 2014년 상반기에는 잠재성장률이 1.08%까지 올랐다.

2015년 상반기까지 3개 반기 연속 1%를 웃돌았던 일본의 잠재성장률은 아베 정부 후반기 들어 급격히 하락했다. 단기적인 경기부양에 치중했던 아베노믹스의 약발이 떨어진 탓으로 분석된다. 2018년 상반기에는 0.5% 선이 무너졌고 작년 하반기엔 0.08%까지 떨어졌다.

일본의 잠재성장률이 10년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추락한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한 탓으로 분석된다. 경기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기업들이 투자를 줄이고 취업자 수가 감소한 영향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이날 수도 도쿄도에선 2447명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