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계획은 무슨…" 새해 희망마저 잠식한 코로나 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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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지는 감염 불안·생활 제약에 무기력증·우울감 호소…심리 상담 증가
전문가들 "스트레스 정상적 반응…식사·수면 등 규칙적 생활 중요" "올해 연초에는 '작심삼일'이라고 할 것도 없습니다.
새해 목표 자체가 없으니까요.
아무 의욕도 없이 우울하고, 짜증만 더 늘었네요.
"
비록 오래가지 못할지언정 새해 연초에는 목표를 세우고, 계획을 짜고, 희망을 품는 재미가 있었다.
2021년 새해가 밝았지만, 도저히 그런 재미가 없다는 사람이 많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일상이 무기력하고 우울하다는 아우성투성이다.
회사원 박모(38·남)씨는 작년까지만 해도 체감하지 못했던 '코로나 블루(우울감)'를 새해 들어 부쩍 절감하고 있다.
방역 수칙 강화로 생활 전반에 여러 제약이 생겼지만, 무엇보다 평소 즐기던 운동을 할 수 없게 된 것이 주요한 요인일 거라고 박씨는 스스로 진단한다.
대다수 체육시설이 운영을 중단하는 바람에 평일 저녁에 배우던 테니스와 주말에 즐기던 축구를 일절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저녁이나 주말에 여가가 늘었지만, 그 긴 시간이 전혀 즐겁지 않다고 박씨는 토로했다.
박씨는 "방역 최전선의 의료진이나 생계를 걱정하는 자영업자들의 고충에 비하면 엄살도 안 되겠지만, 생활 리듬이 망가지면서 심리적으로도 악영향이 있는 듯하다"라면서 "연초에는 이런저런 계획을 세우고 얼마간은 실행에 옮기면서 보람도 느끼곤 했는데, 올해는 의미 없이 시간만 보내는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김모(35·여)씨도 무기력증을 호소했다.
그는 "거리의 모든 사람이 마스크를 쓴 생경한 모습이 이제는 익숙해지면서 '이제 세상이 이렇게 변한 건가' 하는 우울한 생각이 자주 든다"라면서 "평소 바깥 활동을 즐긴 편은 아니었지만,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우울감이 계속되고 사소한 일로 가족과 다툼도 잦아지는 등 악순환이 반복되는 느낌"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가 일상의 한 부분이 된 것처럼, 코로나 블루 역시 시민들의 삶을 잠식하고 있다.
울산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가 시민들의 심리 치유를 위해 운영하는 '코로나19 통합심리지원단'의 12월 상담 건수는 2천554건으로, 11월의 739건보다 약 3.5배나 증가했다.
코로나19 장기화, 3차 대유행과 잇단 집단감염에 따른 지역 확진자 급증, 연말 분위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상담 서비스라도 받으려는 시민이 증가한 것으로 센터는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어느 정도 스트레스는 자연스러운 반응으로 받아들이면서 일상생활을 규칙적으로 이어가는 것이 코로나 블루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박장호 울산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7일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불안·짜증·불만·피로 등은 정상적인 반응이라는 것을 우선 알아야 한다"라면서 "바깥 활동이 줄어들면 생체 시계가 잘 맞지 않아 불규칙한 생활을 할 수 있으므로 수면과 기상, 식사 등 작은 것부터 규칙적으로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집에서 즐길 수 있는 활동을 찾고, 복식 호흡이나 명상 등을 통한 이완 요법도 심리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은희 울산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정신건강사업팀장은 "방역 수칙을 준수하는 범위에서 공원을 걷거나 집안에서 운동하는 것이 좋다"라면서 "물리적으로는 거리를 둬야겠지만, 전화나 문자 안부 등으로 다른 사람과 유대관계를 이어가는 것이 심리적 회복 탄력성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전문가들 "스트레스 정상적 반응…식사·수면 등 규칙적 생활 중요" "올해 연초에는 '작심삼일'이라고 할 것도 없습니다.
새해 목표 자체가 없으니까요.
아무 의욕도 없이 우울하고, 짜증만 더 늘었네요.
"
비록 오래가지 못할지언정 새해 연초에는 목표를 세우고, 계획을 짜고, 희망을 품는 재미가 있었다.
2021년 새해가 밝았지만, 도저히 그런 재미가 없다는 사람이 많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일상이 무기력하고 우울하다는 아우성투성이다.
회사원 박모(38·남)씨는 작년까지만 해도 체감하지 못했던 '코로나 블루(우울감)'를 새해 들어 부쩍 절감하고 있다.
방역 수칙 강화로 생활 전반에 여러 제약이 생겼지만, 무엇보다 평소 즐기던 운동을 할 수 없게 된 것이 주요한 요인일 거라고 박씨는 스스로 진단한다.
대다수 체육시설이 운영을 중단하는 바람에 평일 저녁에 배우던 테니스와 주말에 즐기던 축구를 일절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저녁이나 주말에 여가가 늘었지만, 그 긴 시간이 전혀 즐겁지 않다고 박씨는 토로했다.
박씨는 "방역 최전선의 의료진이나 생계를 걱정하는 자영업자들의 고충에 비하면 엄살도 안 되겠지만, 생활 리듬이 망가지면서 심리적으로도 악영향이 있는 듯하다"라면서 "연초에는 이런저런 계획을 세우고 얼마간은 실행에 옮기면서 보람도 느끼곤 했는데, 올해는 의미 없이 시간만 보내는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김모(35·여)씨도 무기력증을 호소했다.
그는 "거리의 모든 사람이 마스크를 쓴 생경한 모습이 이제는 익숙해지면서 '이제 세상이 이렇게 변한 건가' 하는 우울한 생각이 자주 든다"라면서 "평소 바깥 활동을 즐긴 편은 아니었지만,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우울감이 계속되고 사소한 일로 가족과 다툼도 잦아지는 등 악순환이 반복되는 느낌"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가 일상의 한 부분이 된 것처럼, 코로나 블루 역시 시민들의 삶을 잠식하고 있다.
울산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가 시민들의 심리 치유를 위해 운영하는 '코로나19 통합심리지원단'의 12월 상담 건수는 2천554건으로, 11월의 739건보다 약 3.5배나 증가했다.
코로나19 장기화, 3차 대유행과 잇단 집단감염에 따른 지역 확진자 급증, 연말 분위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상담 서비스라도 받으려는 시민이 증가한 것으로 센터는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어느 정도 스트레스는 자연스러운 반응으로 받아들이면서 일상생활을 규칙적으로 이어가는 것이 코로나 블루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박장호 울산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7일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불안·짜증·불만·피로 등은 정상적인 반응이라는 것을 우선 알아야 한다"라면서 "바깥 활동이 줄어들면 생체 시계가 잘 맞지 않아 불규칙한 생활을 할 수 있으므로 수면과 기상, 식사 등 작은 것부터 규칙적으로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집에서 즐길 수 있는 활동을 찾고, 복식 호흡이나 명상 등을 통한 이완 요법도 심리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은희 울산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정신건강사업팀장은 "방역 수칙을 준수하는 범위에서 공원을 걷거나 집안에서 운동하는 것이 좋다"라면서 "물리적으로는 거리를 둬야겠지만, 전화나 문자 안부 등으로 다른 사람과 유대관계를 이어가는 것이 심리적 회복 탄력성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