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도주 후 항소심 응하지 않을 가능성 있어" 판단
영국서 미국 송환 위기 면한 어산지, 보석 신청은 불허돼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49)가 미국으로의 송환 위기는 넘겼지만, 교도소 밖으로 나오는 데는 실패했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 AFP 통신에 따르면 런던 웨스트민스터 치안판사 법원은 이날 어산지의 보석 요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만약 어산지의 보석 신청을 받아들이면, "그가 도주한 뒤 미국 정부의 범죄인 인도 요청과 관련한 항소심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어산지가 아직 범죄인 인도 관련 재판에서 최종 승리한 것이 아니며, 항소심 결과는 모른다고 밝혔다.

어산지의 연인 스텔라 모리스는 보석 신청이 기각되자 크게 실망했다고 말했다.

앞서 런던 중앙형사법원은 지난 4일 어산지가 미국에서 공정한 재판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면서도 그가 자살을 시도할 위험이 있다면서 미국 정부의 범죄인 인도 요청을 불허했다.

미 당국이 항소 의사를 밝히자 어산지는 보석을 신청했다.

호주 출신인 어산지는 미군의 브래들리 매닝 일병이 빼낸 70만 건의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 관련 보고서, 국무부 외교 기밀문서를 건네받아 2010∼2011년 위키리크스 사이트를 통해 폭로, 파문을 일으켰으며 방첩법 위반 등 18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영국 주재 에콰도르대사관에서 7년간 도피 생활을 하다가 2019년 4월 영국 경찰에 체포된 뒤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미국 정부와 어산지는 송환 여부를 둘러싸고 영국 법원에서 법정 다툼을 이어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