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 행사 최소화…유튜브로 영상 상영, 학급별 행사
온 가족이 축하하고 친구와 이별 아쉬워하는 풍경 사라져
코로나19가 바꾼 졸업식…온라인이 대세, 차에서 졸업장 수령
지난 5일 경북 포항 남구 연일읍에 있는 영일고에서는 특별한 졸업식이 열렸다.

예년같이 졸업생과 학부모, 교사가 강당에 모여 축하하고 친구와 헤어짐을 아쉬워하는 장면은 찾아볼 수 없었다.

졸업생들은 부모 차를 타고 차례로 와서 졸업장을 받아 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전국 각급 학교 졸업식 풍경을 바꿨다.

영일고는 오전에 교장, 교감, 담임교사, 학부모, 동문회장, 국회의원 축하 인사를 미리 녹화한 뒤 유튜브로 공개하는 온라인 행사를 했다.

졸업생들은 오후 1시부터 4시30분까지 학급별로 30분 간격을 두고 학교에 와 졸업장, 사진첩, 상장, 졸업선물을 받아 갔다.

대부분 승용차와 택시를 타고 왔고, 일부 학생은 걸어서 왔다.

졸업생, 교사 모두 사진 한 장 같이 찍지 못하는 졸업식에 섭섭한 표정이 역력했다.

한 졸업생은 "친구들과 함께 모여 졸업식을 하지 못하고 정든 학교를 떠나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이런 졸업식은 영일고뿐 경북 대다수 학교가 마찬가지다.

경북도교육청은 학급 단위 등 최소한 규모로 하거나 비대면 방식으로 졸업식을 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대면 방식일 경우 학부모와 외부인을 초청하는 대규모 행사를 하지 못하도록 했다.

코로나19가 바꾼 졸업식…온라인이 대세, 차에서 졸업장 수령
강원도교육청도 졸업식 등 교내외 행사에 방역 수칙을 지키면서 최소 인원만 제한적으로 참여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이달 초 졸업식을 하는 학교 가운데 다수가 학급별로 행사를 하거나 학부모 참석을 제한하는 등 행사 규모를 줄였다.

춘천 중앙초등학교는 도서관 강당에서 1학급씩 따로 졸업식을 한다.

담임 교사 축사와 학창 시절 추억을 담은 영상을 함께 시청하며 최대한 비대면으로 진행하고 실시간 온라인 중계로 학부모가 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춘천 호반초등학교는 각 교실에서 졸업식을 하고 운동장에 마련한 포토존에서 부모·졸업생이 함께 사진을 찍고 귀가하도록 했다.

원주중학교와 강릉고등학교도 학급별로 졸업식을 한다.

코로나19가 바꾼 졸업식…온라인이 대세, 차에서 졸업장 수령
충북지역 대부분 학교도 학급별로 졸업생만 참석하는 행사를 한다.

온라인 졸업식을 하고 승차방식(드라이브 스루) 등으로 졸업장을 전달하는 학교도 상당수 있다.

특히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나와 등교 중지가 내린 학교와 인근 학교들은 대면 졸업식을 모두 취소했다.

충주 금릉초등학교는 오는 8일 유튜브 방송으로 졸업식을 진행한다.

교장이 축사한 뒤 졸업생 얼굴 사진을 1명씩 보여주는 것으로 대신하고, 온라인 졸업식이 끝나면 졸업생이 학부모 승용차를 타고 학교를 방문하도록 했다.

담임교사들은 정문에서 장미꽃과 졸업장, 선물을 전달할 예정이다.

충주 탄금초등학교도 같은 날 줌과 유튜브 등을 통해 교장 축하 메시지 등을 전달하는 온라인 졸업식을 한다.

졸업장은 우편으로 전달하거나 거리두기가 완화된 뒤 학급별로 등교해 전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충주에서는 지난 2일과 3일 학생 9명이 확진돼 모든 초·중·고등학교가 8일부터 원격수업을 하고 있다.

5일 학생 1명이 '양성' 판정을 받은 옥천 한 중학교도 학급별로 개최하려던 졸업식을 온라인으로 바꿨다.

이 학교는 3년간 학교생활과 합창 영상을 온라인으로 상영하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고, 코로나19가 진정되면 학급별로 만나 인사를 나누는 방안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충북도교육청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 졸업식을 정상적으로 진행하기 어렵게 됐다"며 "학급별 행사, 온라인 졸업식, 드라이브 스루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에 있는 한국해양대도 오는 27일 해사대학 학위수여식을 온라인으로 한다.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수상자로 선정된 학생 40명만 교내 행사에 참석한다.

한국해양대 관계자는 "해사대학은 남자 졸업생 병역특례(승선 근무 예비역 병역제도)에 따라 기초 군사교육 일정 때문에 학위수여식을 한 달 앞당겨서 개최한다"며 올해는 처음으로 온라인 졸업식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바꾼 졸업식…온라인이 대세, 차에서 졸업장 수령
(조정호, 변우열, 양지웅, 손대성)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