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8차 당대회 녹화중계…김정은, 차분한 분위기 속 개회사

4·25문화회관 대강당 빽빽하게 채운 대표들…거리두기·띄어 앉기 없어

북한이 지난 5일부터 최대 정치행사인 노동당 제8차 대회를 열고 있는 가운데 조선중앙TV가 행사 장면과 개회식을 6일 녹화중계로 보도했다.

조선중앙TV는 이날 오후 3시 뉴스 첫머리에 리춘히 아나운서의 보도로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열린 노동당 8차 대회 소식을 전했다.

당 중앙지도기관 성원 250명과 각 조직에서 선출된 대표자 4천750명, 방청자 2천 명이 참석한 만큼 회관 내부는 행사 시작 전부터 북적거렸다.

회관은 당대회를 안내하는 휘장과 붉은색 당기,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상으로 도배됐고, 2층 복도를 따라서는 김정은 위원장의 사진이 큼지막하게 붙어 있었다.

참가자들은 모두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로 복도를 가득 메우고, 김 위원장이 백마에 올라타 있는 사진이나 집무실에 앉아 있는 사진 등을 구경했다.

당대회 개회 시간이 임박하자 대강당에 마련된 회의장 좌석은 빈자리 없이 꽉 들어찼다.

건물 전체에서 '사람 간 거리두기'나 좌석 한 칸 띄어 앉기 등 일반적인 방역 수칙은 적용되지 않는 모습이었다.

강당 측면 벽에는 '이민위천', '일심단결'이라고 적힌 대형 팻말이 걸려 있었고, 참가자들은 왼쪽 가슴에는 김일성·김정일 휘장을 달았다.

곧이어 검은색 벤츠 리무진을 타고 온 김정은 위원장이 검은색 인민복 차림으로 차에서 내려 곧장 회의장으로 향했다.

김 위원장은 김여정 제1부부장과 박정천 군 총참모장 등의 수행을 받으며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2층 회의장으로 이동했다.

김 위원장이 연단에 오르자 참가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군악대의 연주도 이어졌다.

개회사를 시작한 김 위원장이 "김일성·김정일 동지께 영광을 드린다"고 언급하자 장내 참가자들은 또다시 박수와 함성을 보냈다.

이후 김 위원장은 다소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약 5천500자 분량의 개회사를 15분가량 낭독했다.

중간중간 강조하듯 인상을 찌푸리거나, 고개를 들어 청중을 바라보기도 했지만 화려한 손동작이나 제스처는 없었다.

연설이 이어지는 동안 대표단은 수업을 듣는 학생들처럼 노트를 펼치고 펜으로 메모했고, 연설이 끝나자 전체 기립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부터 이틀에 걸쳐 당 중앙위 사업총화 보고를 진행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