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3% 추정…올해 성장률 4% 예상, 코로나 이전수준 회복은 안돼
전염병 억제·백신 배포속도가 최대변수…'잃어버린 10년' 우려도 나와
미국 작년 -3.6%에서 올해 3.5% 성장…중국은 2.0%→7.9%
세계은행(WB)은 5일(현지시간) 작년 세계 경제가 전염병 대유행 여파로 제2차 세계대전 후 최악의 침체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4%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제대로 통제되지 않으면 올해 성장률이 1.6%에 불과할 것이라는 비관적 시나리오도 제시했다.

'잃어버린 10년'이 시작될 것이라는 우려 역시 있다.

WB는 이날 발표한 세계경제 전망에서 올해 백신 배포가 연중 광범위하게 이뤄질 경우 세계경제가 4.0% 성장할 것이라고 봤다.

이는 작년 6월 내놓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 4.2%보다 0.2%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회복에 못 미친다.

내년 성장률은 3.8%로 예상했다.

WB는 지난해 경제 성장률은 -4.3%로 추정했다.

선진국의 침체가 덜하고 중국이 더 강력한 회복세를 보인 탓에 작년 6월 전망치 -5.2%보다 상향된 것이지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수치라고 WB는 밝혔다.

AP통신은 2차 대전이 끝난 1945년 성장률이 -9.8%였다고 전했다.

최근 역성장 사례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8%였다.

WB는 올해 세계 경제의 단기 전망이 전염병 대유행 사태의 추이에 따라 매우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전염병이 계속 늘어나고 백신 배포가 지연될 경우 성장률이 1.6%에 불과할 수 있다고 봤다.

반대로 전염병을 성공적으로 통제하고 백신 접종이 더 빠른 속도로 이뤄진다면 성장률이 거의 5%로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경제권역별로 선진국 경제가 작년 -5.4%에서 올해 3.5% 성장하고,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이 작년 -2.6%에서 5.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역별로는 한국과 중국이 포함된 동아시아·태평양이 7.4%로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유럽·중앙아시아 3.3%, 중남미 3.7%, 중동·북아프리카 2.1%, 남아시아 3.3%, 남아프리카 2.7%로 각각 전망했다.

국가별로는 미국의 성장률을 작년 -3.6%에서 올해 3.5%로 예상했고, 유로존은 같은 기간 -7.4%에서 3.6%, 일본은 -5.3%에서 2.5%로 전망했다.

중국은 지난해 2.0% 성장을 한 것으로 예상됐고, 올해는 7.9%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 전망치는 이번 보고서에서 따로 제시되지 않았다.

WB는 "다수 선진국의 저투자, 저고용, 노동력 감소로 향후 10년간 글로벌 성장의 둔화를 더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전염병 대유행 여파로 '잃어버린 10년'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례로 2020~2029년 10년간 세계의 잠재 성장률을 직전 전망에서는 2.1%로 봤지만, 이번에는 1.9%로 낮췄다.

WB는 저소득층과 개발도상국이 코로나19의 타격을 더 크게 받았다고 지적했다.

데이비드 맬패스 WB 총재는 "소득 규모 최하위가 경기침체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며 "유감스럽게도 이들은 일자리 회복, 백신 접종, 코로나19 이후 경제 조정에서는 가장 느린 사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 개발도상국이 채무로 인해 '적색 경보' 상태에 있다며 전염병 이전의 부채 상환을 강요받을수록 의료와 투자 여력이 더욱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현재 WB가 100개국 이상과 이자율 인하, 백신 구매 자금 제공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WB는 지난해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의 정부 부채가 80년대말 이후 최고치인 GDP 대비 9%포인트 급증했다며 최빈국 부채의 65%에 해당하는 채권을 보유한 중국의 핵심적 역할을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