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기업 핀둬둬 직원 돌연사에 거센 비판…'996 야근' 논쟁 재점화
中 20대 새벽 1시 퇴근길 과로사 논란…"기형적 초과근무"(종합)
중국의 주요 전자상거래 업체 가운데 하나인 핀둬둬의 20대 직원이 돌연사한 사건으로 중국 인터넷 기업들의 야근 문화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5일 펑파이(澎湃) 등에 따르면 핀둬둬는 23세 직원 장(張)모 씨가 신장(新疆)자치구 우루무치(烏魯木齊)에서 지난달 29일 오전 1시 30분께 퇴근길에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져 6시간만에 숨졌다고 밝혔다.

2019년 입사한 이 여성은 핀둬둬의 식재료 구매 플랫폼에서 일했는데 늦게까지 야근을 한 뒤 동료와 함께 퇴근하다 갑자기 쓰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성의 죽음은 야근 문화에 대한 뜨거운 논쟁을 다시 일으켰다.

중국에서는 2019년 '996'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한 바 있다.

아침 9시에 출근해 밤 9시에 퇴근하며, 일주일에 6일 일하는 것을 일컫는다.

지난해에는 짧은 동영상 공유 플랫폼 콰이서우(快手)가 직원들이 화장실에서 보내는 시간을 줄이도록 화장실에 타이머를 설치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인터넷 업계 전문가 류딩딩은 중국 인터넷 업계에서 초과 근무는 오래 전부터 흔한 일이라면서 "격심한 경쟁이 주 원인이다.

한 인터넷 기업이 야근 방식을 그만두면 금방 다른 기업들에 따라잡히고 말 것"이라고 글로벌타임스에 말했다.

한 시장 관찰자는 초과 근무 시간이 끊임없이 길어지면서 '007'이라는 용어도 많이 쓰인다고 말했다.

매주 7일 24시간 일한다는 뜻이다.

직원 과로사 논란 속에 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핀둬둬 주식은 6% 넘게 급락했다.

관영 언론들은 일제히 초과근무의 폐해를 비판하면서 노동자 권익 보호를 강조했다.

신화통신은 논평에서 "기형적인 초과근무는 반드시 억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통신은 이번 사건이 안타깝다면서 노동자의 합법 권익을 더욱 보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인민일보 해외판의 소셜미디어 계정 '협객도'는 자본의 무분별한 이윤 추구를 비판하면서 노동법의 엄격한 시행을 촉구했다.

지방정부도 이번 사건에 개입했다.

상하이시 노동 부문은 핀둬둬의 노동계약과 직원 근무시간에 대해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핀둬둬는 이번 일에 대한 대응에서도 큰 비난을 받았다.

핀둬둬는 질문답변 플랫폼 즈후의 공식 계정에서 "목숨을 걸고 돈을 벌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나?"는 내용의 글을 올린 일이 일파만파로 커지자 전날 사과했다.

이 회사는 문제의 글을 갈무리한 사진이 퍼져 비정하다는 비난이 쏟아지자 사실을 부인했다가 결국 마케팅 서비스 업체 직원의 잘못이라고 책임을 돌렸다.

핀둬둬는 2015년 창립했으며 2018년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다.

핀둬둬가 급성장한 덕분에 창업자 황정은 개인 재산이 2천억위안(약 34조원)을 넘어 지난해 포브스 차이나 부호 랭킹 7위에 올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