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득점 랭킹 단독 2위로
손·케인 13골 합작…1위 기록 깰듯
새해 첫 골, 토트넘에서의 100호 골을 신고한 손흥민(29)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즈 유나이티드와의 20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17라운드에 선발 출전해 팀이 1-0으로 앞선 전반 43분 추가골을 뽑았다. ‘단짝’ 해리 케인의 땅볼 크로스를 오른발로 방향만 바꾸는 감각적인 슛으로 상대 골대 오른쪽 하단을 공략했다. 후반 5분에는 코너킥으로 토비 알데르베이럴트의 쐐기 헤딩골까지 도왔다. 손흥민은 1골 1도움으로 팀의 3-0 완승을 이끌었다.
100골은 2015년 8월 토트넘으로 이적한 그가 253경기 만에 이룬 대기록이다. 영국 BBC에 따르면 영국·아일랜드 선수 외에 토트넘에서 100골을 넣은 건 손흥민이 최초다. 구단을 통틀어선 18번째다. 손흥민은 토트넘 소속으로 EPL에서 65골, 잉글랜드축구협회 FA컵에서 12골, 리그컵에서 3골,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14골, UEFA 유로파리그에서 6골을 넣어 100골을 완성했다.
이 골로 올 시즌 EPL 12호 골을 신고한 손흥민은 리그 득점 랭킹 단독 2위로 올라섰다. 이 부문 선두 무함마드 살라흐(13골·리버풀)에 1골 뒤져 있다. 손흥민은 “나 혼자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한 기록”이라며 “정말 기쁘고 팀원들과 도와준 모든 분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손흥민의 대기록에 찬사가 이어졌다. 조제 모리뉴 토트넘 감독은 “사람들이 손흥민이 어떤 선수인지 알게 된 것이 기쁘다”며 “그는 EPL에서 득점 순위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선수이고, 심지어 페널티킥 득점도 없다”고 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공식 트위터 계정에 “손흥민의 토트넘 100호 골을 축하한다”고 적었다.
손흥민과 케인은 이제 겨우 절반이 지난 올 시즌에만 13골을 합작했다. 13골은 1994~1995시즌 블랙번 로버스에서 13골을 함께 만들어낸 앨런 시어러-크리스 서턴 듀오의 단일 시즌 최다 합작골 기록과 같다. EPL 역대 최다골 합작 기록에서도 1위를 넘보고 있다. 두 선수는 33골을 함께 만들어 이 부문 1위인 프랭크 램퍼드-디디에 드로그바(첼시)의 36골을 바짝 추격했다.
손흥민은 경기 후 후스코어드닷컴 평점 8.8을 받아 두 팀을 통틀어 최고점을 받았다. EPL 홈페이지 팬 투표로 뽑는 경기 최우수 선수(MVP)로도 선정됐다. 손흥민의 활약으로 토트넘은 EPL 4경기 무승 부진을 끊고 리그 7위에서 3위(승점 29)로 올라섰다. 선두 리버풀과는 4점 차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