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등 공동사용, 정신질환자 특성상 방역수칙 준수도 어려워
"격리 환자·종사자들 모두 빼내야"…소망병원 음압병실 설치 추진

동일집단(코호트) 격리된 충북 음성과 괴산, 진천에서 연일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격리 중인 환자와 종사자들의 추가 감염을 막을 수 있는 대책 마련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끊이지 않는 '충북 병원발' 집단감염…"코호트격리가 답 아냐"
26일 충북도와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지난 15일 첫 확진자가 나온 괴산성모병원 환자를 고리로 음성 소망병원과 진천 도은병원에서 연쇄 감염이 이뤄지며 이들 병원에서 12일 만에 186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들 병원의 확진자 폭증은 환자들을 통제하기 어려운 병원 구조와 정신질환자 치료 의료기관이라는 특수성 때문으로 방역 당국은 보고 있다.

소망병원과 도은병원은 정신질환 전문 의료기관으로 환자들이 장기 요양하고 있다.

괴산성모병원은 소망병원과 도은병원 협력관계로, 이들 병원의 외상이나 내과 질환자들을 치료해서 돌려보낸다.

끊이지 않는 '충북 병원발' 집단감염…"코호트격리가 답 아냐"
3개 병원은 병실마다 3∼4명씩 수용하지만, 화장실, 욕실 등을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들 병원은 각 층의 병동을 구분해놓고 있지만, 사실상 동일 생활권이다.

이들 병원은 정신 질환을 앓는 환자들 특성상 통제가 어렵고, 방역 수칙을 지키는 것도 기대하기 어렵다.

방역당국 관계자들은 "환자 1명에 3∼4명의 의료진이 나서야 겨우 진단 검사할 정도로 통제가 어렵다"며 "거리두기 등 방역 수칙을 지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방역당국의 한 관계자는 "확진 판정을 받아 이송하는 환자들에게 마스크를 씌워줬더니 답답하다고 벗어 버리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확진자들이 밀접 접촉했기 때문에 사흘마다 하는 전수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다고 하더라도 대부분 잠재적 보균자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들 병원의 코호트 격리는 환자와 종사자들이 확진 판정을 받을 때까지 기다리라는 말밖에 안 된다"며 "격리자들을 다른 병원으로 이송해 관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가장 우려되는 곳은 소망병원이다.

수용 환자가 많을 뿐 아니라 확진자가 발생하는 병동이 점차 늘고 있다.

끊이지 않는 '충북 병원발' 집단감염…"코호트격리가 답 아냐"
이 병원은 확진자 98명 가운데 91명을 국립정신건강센터와 국립마산병원으로 이송했고, 밀접 접촉자 63명도 국립공주병원 등으로 전원했으나 여전히 환자 460명과 종사자 150명을 합쳐 600여 명이 남아 있다.

10병동(확진자 81명)과 8병동(5명)에서 확진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했지만 26일 1병동에서 처음으로 3명의 확진자가 나오는 등 확진자 발생 병동이 점차 늘었다.

전체 11개 병동 가운데 확진자 발생 병동은 7개 병동으로 확대됐다.

10병동과 8병동을 통째로 비웠던 음성군은 추가로 확진자가 나온 나머지 5개 병동도 코호트 격리했으나 나머지 병동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진천 도은병원과 괴산성모병원도 각각 262명과 52명이 코호트 격리 중이다.

해당 지자체들은 남아 있는 환자와 종사자들을 전원시키기를 원하고 있지만 격리 시설을 배정받지 못하고 있다.

충북도와 음성군은 확진자들을 조속히 치료하고 격리자들을 분산하기 위해 소망병원에 음압병실을 설치해줄 것을 중앙재해대책본부에 건의했다.

음성군 관계자는 "음압병실 설치는 의료장비와 인력을 지원받아야 가능하다"며 "중앙정부와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