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공항 이전 후보지 선정도 못 하고 표류…민간공항 문제 얽히며 갈등 골만 깊어져
"소지역주의 타파, 양보와 타협으로 대안 마련" 목소리 높아
[2021 광주전남] ③ 상생의 열쇠 공항 문제…"양보로 해법 찾아야"
광주 군 공항과 민간공항 이전 문제가 광주와 전남 두 지역의 상생 문제를 풀어갈 가장 중요한 '열쇠'로 떠오르고 있다.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 '연립방정식'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이전 문제를 어떻게 풀어내는지에 따라 시·도가 상생이냐, 갈등이냐로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군 공항 문제는 이전 지역 선정의 첫 단계인 예비 이전 후보지 선정부터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장기 표류 중이다.

국방부가 2018년부터 일부 지역을 후보지로 검토했지만, 해당 지역 주민들의 거센 반대에 부닥쳐 협의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광주시는 설명 자료를 만들고 후보지에서 설명회 개최를 추진하는 등 주민 설득에 나섰지만, 오히려 거센 반발만 불러왔다.

답보 상태를 보인 이전 문제는 올해 하반기 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까지 해결 방안 찾기에 나서면서 물꼬가 트이기 시작했다.

지난달 이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시·도를 비롯해 정부(국토부·국방부)가 참여하는 '4자 협의체' 출범으로 문제 해결의 기대감이 커졌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2018년 광주시, 전남도, 무안군의 협약에 따라 내년으로 예정된 민간공항의 무안국제공항 이전·통합 문제가 불거지면서 난기류가 흘렀다.

광주에서 민간공항 이전 반대 여론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지난달 이용섭 광주시장 직속의 시 시민권익위원회가 '시민 80%가 민간 공항 이전을 군 공항과 연계해 추진해야 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민간 공항 이전을 유보하라는 권고안을 냈다.

이어 이 시장이 지난 9일 협약 이행을 유보하고 이전 시기를 '4자 협의체' 결정에 따르겠다고 발표하면서 이전 문제가 다시 미궁에 빠졌다.

전남도와 전남 지역사회는 군 공항과 민간공항 이전은 별개라며 협약 이행 촉구와 함께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결국 4자 협의체는 지난달 23일 상견례만 하고 전남도가 참여를 거부해 개최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 놓였다.

[2021 광주전남] ③ 상생의 열쇠 공항 문제…"양보로 해법 찾아야"
광주시는 소음 문제를 일으키고 도심 발전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군 공항을 반드시 이전하고, 민간공항 이전은 군 공항과 연계해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남도는 서남권 항공 거점이라는 큰 그림을 완성하려면 민간공항과 무안 공항의 통합이 필요하며, 민간공항 이전은 군 공항과는 별개로 협약대로 내년에 진행돼야 한다고 요구한다.

민간 공항만 선호하고 군 공항은 기피하는 시·도의 이해관계 대립으로 갈등만 깊어지는 형국이다.

갈등이 장기화하면 시·도의 해묵은 현안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어렵게 마련한 중앙·지방정부 간 논의 기회마저 스스로 걷어차는 결과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역민들은 본래 '한뿌리'로 인식되는 시·도가 소지역주의를 배제하고 양보와 타협을 토대로 진지한 논의와 해법을 찾기를 주문한다.

광주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갈등의 본질인 군 공항을 둘러싼 시·도의 태도를 보면 광주는 너무 조급하고, 전남은 너무 소극적"이라며 "광주시는 적극적으로 이전지 주변 지원 확대 방안 등을 다양하게 제시하고 전남도는 제안에 귀 기울여 4자 협의체 안에서 대안을 함께 찾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