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퇴행성 질환 치료하는 의사가 꿈…이젠 운전면허 시험 준비"
수능 만점 신지우군 "고교 3년간 매일 아침 1시간 독서가 도움"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만점자인 서울 중동고등학교 3학년생 신지우(18)군은 23일 "고등학교 3년 내내 오전 6시30분∼7시쯤 등교해서 한 시간 동안 몸풀기 겸 편하게 책을 읽었다"며 "(그렇게 책을 읽은 것이) 쌓여서 문제 푸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신군은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아침에 학교에 일찍 가면 저밖에 없어 편한 느낌이라서 좋았다"며 "아침에 공부해버리면 남은 시간에 공부할 것이 없어서 눈에 보이는 대로 소설이든, 과학이든, 철학이든 (분야를 가리지 않고) 몸풀기 겸 책을 읽었다"고 수능 만점 비결을 소개했다.

신군은 이날 배부된 수능 성적표에서 전 과목 만점을 받았다.

올 수능에서는 재학생 3명, 졸업생 3명 등 총 6명이 만점을 받는 데 그쳤다.

전년(15명)보다 절반 이상 크게 줄어들 정도로 만만치 않은 시험이었음에도 이뤄낸 쾌거다.

신군은 "(가채점으로) 결과를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성적표를 받고 보니 안심이 됐다"며 "가족들이 더 좋아하는 것 같다"고 담담하게 소감을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변수가 많았던 수능이었음에도 신군은 "평소에 모의고사 칠 때도 떨어서 못 보거나 그렇지 않았다"며 "원래부터 긴장을 잘 하지 않는 성격 같다"고 덧붙였다.

신군에게 수능 만점 비결을 물어보자 "특별한 방법이 없었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수능 직전에는 (원격 수업 때문에) 학교에도 가지 않고 집에만 틀어박혀 있었다"며 "모의고사를 풀어보고 어디에서 실수했는지 외우면서 다음에는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했다"고 답했다.

딱히 방법이 없다고 했지만, 주변에서는 신군의 수능 만점이 하루아침에 이뤄낸 성과는 아니라고 본다.

학교 선생님은 신군을 학교에서 가장 먼저 등교하고 아침 독서를 하는 학생이라고 소개했다.

일각에서는 그를 두고 시간 관리에 철저했던 독일 철학자 칸트 같다고도 했다.

신군의 3학년 담임인 김상기 교사는 "우리 학교 등교 시간이 오전 7시 50분인데 신군은 3년 내내 언제나 오전 7시나 그 전에 가장 먼저 등교해서 한 시간가량 독서하고 공부를 시작했다"면서 "소설을 포함해 다양한 분야 책들을 읽었다"고 전했다.

김 교사는 "주변 학생들이 대치동 학원 등에 많이 다니는데 신군은 사교육에도 그리 의존하지 않고 본인이 알아서 묵묵하게 공부하는 스타일이었다"며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대비하려면 학교생활기록부를 충실히 써야 하는데 신군이 그런 활동이 적어서 걱정했는데 이번에 수능 만점을 받아 너무 잘 됐다"고 기뻐했다.

신군은 "아침에 몸풀기할 겸 책을 읽었던 것이 쌓여서 문제 푸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신군의 아침 독서는 원격 수업으로 전환되기 직전인 수능 한 달 전까지 계속됐다.

그가 수능 전 마지막으로 읽은 책은 프랑스 인기 작가인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간 '기억'이라고 한다.

그는 사교육과는 완전히 담을 쌓지는 않았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나 "학원에 가서 하는 것보다는 혼자 공부하는 게 효율이 잘 나왔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신군은 현재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울산대, 경희대 의예과에 수시모집에 지원해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신군은 "치매나 퇴행성 질환을 치료하는 의사가 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대학 생활에서 기대하는 점으로는 "MT에 가고 싶은데 (코로나19 때문에)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도 "(대학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일단 운전면허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데, 나머지 하고 싶은 것은 그때 가서 생각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