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간 전파 막아라"…56명 집단감염 청주 참사랑요양원 '비상'

노인병원·요양시설 3곳 밀집…방역당국 전파경로 차단에 주력
고령 기저질환자 요양보호사 도움받아 생활…마스크 착용도 어려워

청주 참사랑노인요양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집단발생은 입소자와 요양보호사 등이 밀접접촉할 수 밖에 없는 시설 특성에 기인한다.

19일 시에 따르면 지난 17일 종사자 1명이 첫 확진된 이후 사흘간 이곳에서 입소자 42명(사망 1명 포함)과 요양보호사 등 종사자 14명이 줄줄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요양원에는 74명이 입소해 있는데, 대부분 혼자서는 거동하기 힘들 정도로 몸이 불편하다.

대부분 기저질환도 있다.

확진자 42명도 모두 비슷한 경우다.

확진자 나이는 60대에서 100대까지 다양하지만, 고령자가 다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거동이 불편하다 보니 입소자들은 식사나 목욕할 때 요양보호사의 도움을 받는다.

대소변 처리까지 요양보호사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아 입소자-보호사-입소자 간에 24시간 밀접접촉이 이뤄질 수 밖에 없는 환경이다.

또 방(총 19개) 한 곳당 4명씩 생활하는 데 입소자 일부는 기저질환 등으로 마스크를 제대로 쓸 수 없다.

이런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대규모 집단감염으로 이어졌다는 게 방역당국의 설명이다.

한범덕 청주시장은 이날 비대면 브리핑에서 "요양원은 고령의 어르신들이 밀집해 있고 (요양 보호사가) 이분들을 가까운 거리에서 보살펴야 하는 특성상 감염병 확산에 굉장히 취약한 장소"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고위험 시설 종사자들은 개인위생 수칙을 철저하게 지키고 시민도 내 가족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하면서 분명한 수단이 마스크를 꼭 써 달라"고 당부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확진자 가운데 위중증 환자가 없다는 점이다.

시는 이 요양원을 동일집단(코호트) 격리 조처했지만, 추가 감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이미 전수검사를 통해 '음성' 판정받은 입소자와 종사자 70명을 대상으로 한 차례 더 진단검사한다는 계획이다.

이 요양원 인근에 같은 재단이 운영하는 요양시설 등이 몰려 있는 것도 당국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집단감염이 발생한 참사랑노인요양원을 중심으로 충북도립노인전문병원 참사랑병원, 참사랑 제2요양원이 인접해 있다.

자칫 시설간 감염으로 번질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

방역당국은 일단 참사랑노인요양원을 제외한 3개 시설 400명에 대한 전수검사에서는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요양보호사 등을 통해 바이러스가 인근 시설로 전파될 가능성을 완전 배제할 수는 없다.

2곳의 요양원에는 촉탁 의사가 2명씩 있고, 요양보호사는 시설별로 따로 배치돼 있다.

하지만 요양보호사들이 사적 모임을 갖거나 함께 식사하는 등 접촉했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있다.

시 관계자는 "추가 감염 차단을 위해 이들 요양시설 종사자들의 동선을 면밀히 파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참사랑노인요양원의 경우도 추가 감염을 막고자 음성 판정을 받고 동일집단 격리 조처된 입소자와 종사자를 방 한 곳당 2명씩 생활하게 하고 격벽도 설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