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막히자 명품 소비 늘어…하이난 면세점 대호황
'코로나 특수'…"중국 내 패션명품 소비 48% 증가할 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중국인들이 해외여행을 떠나지 못하게 된 가운데 올해 중국 내 명품 소비가 50% 가까이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7일 차이신(財新)에 따르면 컨설팅 회사인 베인앤드컴퍼니는 전날 알리바바의 패션 명품 판매 채널인 '톈마오 럭셔리'와 공동으로 펴낸 '2020 중국 사치품 시장 보고서'에서 올해 중국 내 패션 명품 소비액이 3천460억 위안(약 58조원)으로 작년보다 48%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내 명품 소비액이 세계 전체 명품 소비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작년 11%에서 20%로 오를 것으로 보고서는 예측했다.

보고서는 중국 내 명품 소비 증가 현상의 가장 큰 원인으로 코로나19에 따른 해외여행 위축을 꼽았다.

코로나19 대유행이 가장 먼저 시작됐지만 중국이 비교적 효과적으로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고 경제를 정상화한 점도 중국 내 명품 소비 증가가 가능한 배경이 됐다.

품목별로는 가죽 가방과 보석류의 판매 증가율이 78∼80%에 달해 가장 높을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중국인들이 해외여행을 떠나지 못함에 따라 중국 바깥에서 구매하는 패션 명품의 액수는 작년보다 35%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으로 보면, 과거 중국인들이 해외여행을 하면서 유럽과 미국 등지의 매장에서 대규모로 가방과 보석류, 시계 등 패션 명품을 구매했다면 올해는 전체적으로 중국인의 패션 명품 소비가 줄어든 가운데 그나마 중국 안에서 소비가 이뤄졌다는 말이다.

이에 따라 중국인들의 자국 내 패션 명품 소비 비중은 작년의 32%에서 올해 70∼75%로 높아질 전망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눈에 띄는 것은 중국 내국인도 면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하이난 면세점의 폭발적인 성장이다.

하이난성 상무청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12월 14일까지 하이난 관내 면세점 매출액은 300억 위안을 넘어 작년의 배로 늘어났다.

보고서는 올해 중국 내 패션 명품 판매액에서 하이난 면세점 판매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9%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중국 중앙정부가 내국인을 대상으로 한 하이난 면세점 한도를 지난 7월 기존의 연 3만 위안에서 연 10만 위안으로 크게 높이고 면세 대상 물품도 전자제품과 주류까지 확대하면서 하이난의 초대형 면세점인 싼야국제면세성(cdf몰)에는 하루에도 수만명의 고객들이 밀려들어 대호황을 맞이했다.

반면 중국인들의 전통적인 패션 명품 소비 장소인 홍콩은 정치적 풍파와 코로나19로 인한 본토와의 인적 교류 부진 등의 영향으로 큰 손해를 봤다.

보고서는 "중국 본토를 제외하고 가장 중요한 곳이던 홍콩의 패션 명품 판매는 앞으로도 위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