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美 ITC "대웅제약 나보타 21개월 수입금지…균주는 영업비밀 아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16일(현지시간)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균주도용 소송에 대한 최종 판결을 내렸다. ITC는 대웅 나보타에 대해 21개월 미국 내 수입 금지 명령을 내렸다.

ITC는 대웅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가 관세법 337조를 위반한 제품이라고 판결했다. 최종 판결에 따르면 대웅 나보타(미국 제품명 주보)의 미국 수입은 21개월 동안 금지된다. 대웅의 미국 협력사인 에볼루스가 보유한 나보타 재고 또한 같은 기간 미국에서 판매 배포 양도할 수 없다.

이번 최종 판결은 미국 대통령이 최대 60일간 검토하는 승인 절차를 거쳐 효력이 확정된다. 판결에 따르면 미국 대통령 심사 기간 동안 나보타를 수입하거나 판매하려면 1 바이알당 441달러(약 48만원)의 공탁금을 내야 한다.

이번 최종판결의 수입금지 기간 21개월은 지난 7월 예비판결 당시 10년 수입금지에 비해 대폭 줄어든 결과다. ITC는 '메디톡스의 보틀리눔 톡신 균주에 영업비밀이 존재한다'는 예비 판결을 뒤집으며(reverse the FID’s finding that a trade secret exists with respect to Medytox’s bacterial strain) 균주 도용 여부를 판결의 근거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대웅이 메디톡스의 제조공정을 도용했다는 예비 판결 내용은 그대로 인정됐다.

대웅제약은 균주 출처에 대한 논란에서 벗어나며 수입금지 기간이 줄어든 것에 대해서는 환영하며 “사실상 승리”라고 입장을 표했다. ITC 최종 결정에 대해서는 “추론에 기반한 명백한 오판”이라며 21개월 수입 금지 명령에 대해 즉각 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할 계획이다.

대웅제약은 “대통령 거부권 행사 및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 항소를 통해 최종 승리를 확신한다”며 “진행 중인 분쟁에서 모든 법적 절차를 동원해 진실을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메디톡스는 이에 대해 “대웅이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에 항소하더라도 방대한 증거들을 통해 유죄로 결정된 혐의가 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ITC에서 대웅의 유죄가 확정됐기 때문에 한국 법원과 검찰에서도 동일한 결론에 도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또한, “대웅은 도용한 영업비밀로 개발한 제품을 국내는 물론 여러 해외 국가에 판매하고 있다”며 “법적 책임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의 규제 당국과 고객들에게 오랜 기간 허위주장을 한 것에 대한 도의적 책임도 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웅제약의 미국 협력사 에볼루스는 미국 대통령 심사 기간 동안 공탁금을 내며 나보타에 대한 판매 및 마케팅을 계속한다는 입장이다.

데이비드 모아타제디 에볼루스 사장은 “지적재산권 분쟁으로 의약품이 시장에서 금지되는 것은 흔하지 않은 일”이라며 “메디톡스 및 애브비와의 합당한 합의를 포함해 법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애브비는 메디톡스의 미국 협력사인 엘러간을 지난 5월 인수한 기업이다.

블룸버그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판결에 대한 판결문 전문은 몇 주 내에 공개된다.

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