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공룡 경찰' 출범…권한 견제 장치 부족 우려

국가·자치·수사경찰 구분…"경찰위원회, 실질적인 기구 돼야"

정부의 경찰개혁 제도화 작업이 마무리됐지만, 권한이 막강해진 경찰을 견제할 장치가 부족하다는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16일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국회를 통과한 경찰법 개정안이 내년 1월 시행되면 기존의 경찰 조직은 국가경찰·자치경찰·수사경찰로 나뉜다.

사실상 '한 지붕 세 가족'이다.

당초 계획과 달리 자치경찰 조직을 완전히 분리하는 이원화 대신 일원화 방식이 확정되면서 경찰에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와 별도로 내년 1월부터 경찰에 대한 검사의 수사지휘권이 폐지되고 경찰에 1차 수사 종결권이 생긴다.

아울러 3년의 유예 기간을 거쳐 국가정보원의 대공 수사권도 넘겨받는다.

이처럼 역할과 권한이 커지면서 '공룡 경찰'이 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경찰 개혁의 원칙이 사라졌다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당초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경찰 권한을 견제하겠다며 나온 경찰위원회 실질화 방안, 경찰위원장의 장관급 격상, 독립적 감시기구인 '경찰 인권·감찰 옴부즈맨' 설치 등의 내용이 국회 논의 과정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경찰위 위원을 지낸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검경 수사권 조정이 이뤄진데다 대공 수사권까지 이관돼 막강해진 경찰 권한을 통제할 기능이 없다"며 "경찰위가 실질적으로 경찰 조직의 인사·예산 등을 의결할 수 있는 기구가 될 수 있도록 추가적인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이날 브리핑에서 "경찰 비대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음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앞으로 국가·자치·수사 사무별 지휘·감독 기구가 분리되고 그동안 경찰청장에게 집중됐던 권한이 분산돼 분권 체계가 갖춰지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극적인 시민 참여를 확대하고 제도화해 국민과 함께하는 경찰 행정을 구현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국가경찰위원회와 시도자치경찰위원회, 경찰 직장협의회와 반부패협의회 등 내·외부의 통제 기능을 강화하고 사건심사시민위원회를 만들어 시민 참여를 제도화할 방침이라고 김 청장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경찰청 차장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의원이 지난달 경찰위 실질화 방안을 담아 발의한 경찰법 개정안이 주목된다.

개정안은 경찰위가 경찰을 실질적으로 관리·감독할 수 있도록 합의제 행정기관으로서 업무를 독립적으로 수행하도록 하고, 위원을 현재 7명에서 9명으로 확대하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김 청장은 "발의된 개정안에 대한 논의가 앞으로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