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M갤러리 '타임 인 스페이스' 전
동서고금 미술품·가구·조명의 절묘한 조화
조선 제일의 매화 화가로 꼽히는 우봉 조희룡(1789~1866)의 '홍매도' 아래 고풍스러운 빈티지 오디오가 놓였다.

1940년대 제작된 미국 RCA 빅터 제품이다.

스피커는 네덜란드 필립스의 1973년산이다.

스피커에서는 백건우가 연주하는 슈만 음악이 흘러나온다.

오디오 옆에는 스웨덴 디자이너 앤더스 페르손의 1960년대 황동 소재 조명기구가 있다.

반대편에는 서승원의 회화 '동시성'(2017)이 걸렸다.

시대와 장소를 넘나드는, 그야말로 동서고금의 다양한 미술품과 가구, 음악이 어우러졌다.

종로구 삼청동 PKM갤러리에서 16일 개막한 '타임 인 스페이스: 더 라이프스타일' 전은 다양한 시기에 탄생한 미술품이 현대적인 공간에서 생활 속 가구, 소품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 보여준다.

17세기 혹은 18세기 작품으로 추정되는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 '장동팔경 세심대'는 권대섭의 2019년작 '달항아리', 핀란드 디자이너 헬레나 티넬의 1960년대 조명과 만났다.

이밖에 윤형근, 백현진, 정영도 등의 회화와 미국 작가 안드레아 지텔의 책꽂이 조각, 조선 시대 목가구, 프랑스 디자이너 피에르 잔느레의 의자, 영국 작가 대런 아몬드의 거울, 조선 학자 신흠의 서신 등 다채로운 작품들이 합을 맞춘다.

이들은 갤러리에 전시된 하나의 작품으로서가 아니라 전혀 다른 시대, 장르와 호흡하며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안 어울릴듯한 작품들이 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PKM갤러리는 "시간성의 상호관계 속에서 의미 있게 공존하고 서로 공명함으로써 그 공간이 사고의 폭을 넓히고 인문학적 성찰과 미적 쾌감을 제공하는 스토리텔링의 장소가 될 수 있음을 제시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다음 달 30일까지.
동서고금 미술품·가구·조명의 절묘한 조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