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그룹, 내년 사업계획 키워드는 '위기 속 기회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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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인사·조직개편 끝내…삼성·현대차 등 내년 사업전략 수립 착수
코로나19·미중 분쟁·경제3법 등 불확실성 커…'컨틴전시 플랜' 병행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이 연말 정기 임원인사를 마무리하고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에 돌입했다.
재계에는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하고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경제3법' 등 기업을 옥죄는 법안들이 대거 국회 문턱을 넘어서면서 위기감이 커진 상황이다.
4대 그룹들은 "미래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는 우려 속에서도 '위기속 기회'를 찾아내기 위한 돌파구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 삼성 '초격차 유지', 현대차 '전기차 도약의 원년'
16일 재계에 따르면 이달 초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마친 삼성전자는 15일부터 사흘간 온라인으로 내년 사업계획 수립을 위한 글로벌 전략회의를 진행중이다.
삼성은 매년 국내·외 사장과 임원급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통해 부문별 사업 업황을 점검하고, 내년도 사업전략을 구상한다.
지난 15일 모바일(IM) 부문에 이어 16일에는 소비자가전(CE) 부문, 17일에는 반도체 부품(DS)과 전사 부문에서 토론이 이어진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내년 경영 화두는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비, 초격차 경쟁력 유지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첫날 모바일 부문의 경우 코로나19 상황에서 내년 초 출시할 '갤럭시21'를 비롯해 폴더블·플립폰 등 전략 스마트폰들의 시장 상황을 점검했다.
코로나 '집콕' 수요 증가로 수혜를 본 소비자가전 부문은 QLED TV의 글로벌 판매 확대와 내년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갈 마이크로 LED TV 대중화 방안, 가전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비스포크 시리즈의 공급망 확충 계획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반도체 부문에서는 슈퍼 사이클(장기호황)이 기대되는 D램 등 반도체 수급전략과 내년 하반기에 최초로 극자외선(EUV) 장비로 양산될 차세대 D램 'DDR5', '더블스택' 기술이 처음 적용될 차세대 V낸드 생산과 출시 전략 등 '초격차' 유지 방안을 챙긴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에 대한 투자와 신규 고객 확보 방안, 시스템 LSI 등 비메모리 사업 강화 방안 등도 논의 대상이다.
15일 사장단과 임원을 교체한 현대차그룹은 글로벌시장 상황과 대내외 경영환경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내년 사업전략을 확정할 계획이다.
코로나19와 미국의 통상정책 변화 등 리스크를 안고 있는 현대차는 전기차를 통해 돌파구를 모색한다.
내년을 전기차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자사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탑재한 전기차를 출시한다.
현대차는 내년 전용 플랫폼을 탑재한 첫 양산 전기차로 아이오닉5와 제네시스 JW(프로젝트명)를, 기아차는 'CV'(프로젝트명)을 선보인다.
이와 함께 정의선 회장이 미래 사업으로 추진하는 UAM(도심항공모빌리티), 수소연료, 로보틱스 사업의 초석 다지기에 나선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15일 임원 인사에서 UAM, 수소연료, 로보틱스 사업을 이끌 차세대 리더를 대거 승진시키며 사업 강화 의지를 드러냈다. ◇ SK는 ESG 경영 가속화, LG는 미래 사업 준비 박차
SK그룹은 내년에 최태원 회장이 강조해온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기반을 닦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SK그룹은 지난 10월 제주도에서 개최한 CEO 세미나에서 내년도 경영 전략을 논의했으며, 현재 각 계열사가 이를 토대로 내년도 사업계획을 마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은 내년부터 ESG 경영의 일환으로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원인 수소 사업에도 본격 진출한다.
SK㈜가 이달 신설한 수소 사업 전담 조직인 수소사업추진단에서 사업 추진에 나선다.
SK텔레콤과 자회사인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중간 지주사 전환도 내년 중 본격화할 전망이다.
LG그룹은 지난 10월부터 한 달간 진행한 사업보고회를 통해 가장 먼저 내년도 사업계획의 큰 그림을 완성했다.
핵심은 미래 사업 준비와 성장동력 다변화다.
지난 7일 그룹 차원의 인공지능 전담 조직인 'LG AI 연구원(LG AI Research)'을 출범하고, 세계적인 AI 석학이자 구글 출신의 이홍락 미시건대 교수를 영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 LG전자는 사내 CSO(Chief Strategy Office)부문 산하에 '북미이노베이션센터'를 신설하고 미국 국립표준기술원(NIST) 부국장을 역임한 이석우 전무를 센터장으로 영입하며 미래 사업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
구본준 고문과의 계열분리를 성공적으로 마치는 것도 LG그룹의 내년도 주요 과제 가운데 하나다. ◇ 글로벌 불확실성 여전, '컨틴전시 플랜' 병행
4대 그룹은 그러나 최근 기업 환경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에도 불구하고 재확산세가 무서운 속도로 퍼지고 있고 내년에도 이로 인한 경제 충격이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 대선 이후 조 바이든 행정부가 내놓을 경제 정책 변화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계속되는 미중 갈등 속에 환경·노동친화 정책 변화 등이 우리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미지수다.
국내에서는 기업 규제를 강화한 '경제 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이 시행되고, 집단소송제·징벌적 손해배상제와 중대 재해기업 처벌법까지 추진되면서 재계에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내년 사업계획을 통한 밑그림은 그려놓되, 위기가 닥칠 때마다 단기 사업전략을 통해 위기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이른바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의 가동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언제까지 위력을 떨칠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어떤 변화가 찾아올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내년에도 위기 때마다 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해 최대한 위기를 극복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코로나19·미중 분쟁·경제3법 등 불확실성 커…'컨틴전시 플랜' 병행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이 연말 정기 임원인사를 마무리하고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에 돌입했다.
재계에는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하고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경제3법' 등 기업을 옥죄는 법안들이 대거 국회 문턱을 넘어서면서 위기감이 커진 상황이다.
4대 그룹들은 "미래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는 우려 속에서도 '위기속 기회'를 찾아내기 위한 돌파구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 삼성 '초격차 유지', 현대차 '전기차 도약의 원년'
16일 재계에 따르면 이달 초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마친 삼성전자는 15일부터 사흘간 온라인으로 내년 사업계획 수립을 위한 글로벌 전략회의를 진행중이다.
삼성은 매년 국내·외 사장과 임원급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통해 부문별 사업 업황을 점검하고, 내년도 사업전략을 구상한다.
지난 15일 모바일(IM) 부문에 이어 16일에는 소비자가전(CE) 부문, 17일에는 반도체 부품(DS)과 전사 부문에서 토론이 이어진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내년 경영 화두는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비, 초격차 경쟁력 유지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첫날 모바일 부문의 경우 코로나19 상황에서 내년 초 출시할 '갤럭시21'를 비롯해 폴더블·플립폰 등 전략 스마트폰들의 시장 상황을 점검했다.
코로나 '집콕' 수요 증가로 수혜를 본 소비자가전 부문은 QLED TV의 글로벌 판매 확대와 내년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갈 마이크로 LED TV 대중화 방안, 가전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비스포크 시리즈의 공급망 확충 계획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반도체 부문에서는 슈퍼 사이클(장기호황)이 기대되는 D램 등 반도체 수급전략과 내년 하반기에 최초로 극자외선(EUV) 장비로 양산될 차세대 D램 'DDR5', '더블스택' 기술이 처음 적용될 차세대 V낸드 생산과 출시 전략 등 '초격차' 유지 방안을 챙긴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에 대한 투자와 신규 고객 확보 방안, 시스템 LSI 등 비메모리 사업 강화 방안 등도 논의 대상이다.
15일 사장단과 임원을 교체한 현대차그룹은 글로벌시장 상황과 대내외 경영환경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내년 사업전략을 확정할 계획이다.
코로나19와 미국의 통상정책 변화 등 리스크를 안고 있는 현대차는 전기차를 통해 돌파구를 모색한다.
내년을 전기차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자사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탑재한 전기차를 출시한다.
현대차는 내년 전용 플랫폼을 탑재한 첫 양산 전기차로 아이오닉5와 제네시스 JW(프로젝트명)를, 기아차는 'CV'(프로젝트명)을 선보인다.
이와 함께 정의선 회장이 미래 사업으로 추진하는 UAM(도심항공모빌리티), 수소연료, 로보틱스 사업의 초석 다지기에 나선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15일 임원 인사에서 UAM, 수소연료, 로보틱스 사업을 이끌 차세대 리더를 대거 승진시키며 사업 강화 의지를 드러냈다. ◇ SK는 ESG 경영 가속화, LG는 미래 사업 준비 박차
SK그룹은 내년에 최태원 회장이 강조해온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기반을 닦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SK그룹은 지난 10월 제주도에서 개최한 CEO 세미나에서 내년도 경영 전략을 논의했으며, 현재 각 계열사가 이를 토대로 내년도 사업계획을 마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은 내년부터 ESG 경영의 일환으로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원인 수소 사업에도 본격 진출한다.
SK㈜가 이달 신설한 수소 사업 전담 조직인 수소사업추진단에서 사업 추진에 나선다.
SK텔레콤과 자회사인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중간 지주사 전환도 내년 중 본격화할 전망이다.
LG그룹은 지난 10월부터 한 달간 진행한 사업보고회를 통해 가장 먼저 내년도 사업계획의 큰 그림을 완성했다.
핵심은 미래 사업 준비와 성장동력 다변화다.
지난 7일 그룹 차원의 인공지능 전담 조직인 'LG AI 연구원(LG AI Research)'을 출범하고, 세계적인 AI 석학이자 구글 출신의 이홍락 미시건대 교수를 영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 LG전자는 사내 CSO(Chief Strategy Office)부문 산하에 '북미이노베이션센터'를 신설하고 미국 국립표준기술원(NIST) 부국장을 역임한 이석우 전무를 센터장으로 영입하며 미래 사업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
구본준 고문과의 계열분리를 성공적으로 마치는 것도 LG그룹의 내년도 주요 과제 가운데 하나다. ◇ 글로벌 불확실성 여전, '컨틴전시 플랜' 병행
4대 그룹은 그러나 최근 기업 환경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에도 불구하고 재확산세가 무서운 속도로 퍼지고 있고 내년에도 이로 인한 경제 충격이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 대선 이후 조 바이든 행정부가 내놓을 경제 정책 변화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계속되는 미중 갈등 속에 환경·노동친화 정책 변화 등이 우리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미지수다.
국내에서는 기업 규제를 강화한 '경제 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이 시행되고, 집단소송제·징벌적 손해배상제와 중대 재해기업 처벌법까지 추진되면서 재계에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내년 사업계획을 통한 밑그림은 그려놓되, 위기가 닥칠 때마다 단기 사업전략을 통해 위기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이른바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의 가동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언제까지 위력을 떨칠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어떤 변화가 찾아올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내년에도 위기 때마다 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해 최대한 위기를 극복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