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의인열전] ② 흉기 든 괴한에게 끌려가던 초등생 구한 강민수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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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주세요" 비명듣고 112 신고…아파트 옥상 끌려가던 아이 문 열어 구해
"트라우마 남아 있지만, 당시 용기에 스스로 감사…선한 영향력 전하고 파" "생각할 겨를도 없이 일단 몸이 먼저 움직인 것 같아요.
"
인천시 남동구에 사는 강민수(26·여)씨는 지난 10월 15일 집에서 홀로 평화로운 오후를 보내고 있었다.
친구와 약속이 있어 외출 준비를 하던 강씨는 별안간 바깥에서 들려오는 비명에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그러나 "살려주세요"라며 도움을 청하는 외침이 계속되자 보통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직감했다.
그것은 분명 여자아이의 다급한 목소리였다.
강씨는 당시 인터폰을 확인해 현관문 앞 상황을 살폈으나 화면상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자 일단 112 신고를 했다.
이후 곧바로 현관문을 열었고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A양이 흉기를 든 남성과 옥상으로 향하는 계단 쪽에 함께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
A양은 문이 열리자 재빠르게 남성을 피해 강씨의 집으로 뛰어들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한 듯 우왕좌왕하던 남성은 창문을 넘어 그대로 뛰어내렸다.
강씨는 놀란 마음을 진정하고 침착하게 아이의 상태부터 살폈다.
그는 경찰과 119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울고 있는 A양을 달래면서 손에 묻은 피를 닦아내고 지혈을 했다.
아파트 15층에서 떨어진 20대 남성은 머리 등을 크게 다쳐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이 남성은 A양을 흉기로 위협하며 옥상으로 끌고 가려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사건이 발생한 지 두달의 시간이 흘렀지만, 그날의 잔상은 강씨에게 여전히 트라우마로 남아있었다.
인터뷰 요청을 마다하진 않았지만, 사진 촬영을 정중히 거절한 점도 아직 불안감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탓이었다.
강씨는 15일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게 아직 어렵다"며 "당시에는 무작정 몸부터 움직였지만, 되돌아보면 두려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이어 "당시 제가 집에 없었다고 생각하면 정말 아찔하다"며 "저에게 문을 열 수 있는 용기가 있었던 것에 스스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달 13일 신속한 신고와 후속 조처로 범죄 피해를 막은 강씨에게 감사 표창과 함께 소정의 신고 포상금을 지급했다.
경찰 관계자는 "찰나의 순간 강씨가 보여준 행동이 A양을 위험에서 구해낼 수 있었다"며 "긴박한 상황에서 침착하게 잘 대응해줬다"고 말했다.
강씨는 평소에도 불의를 보면 쉽사리 지나치지 못하는 성격의 소유자다.
지난해 여름에는 대낮에 시내버스에서 음란행위를 하는 남성을 경찰에 신고해 죗값을 치르게 했다.
강씨는 "다른 피해자가 계속 생길 수 있다는 생각에 동영상을 촬영해 경찰에 신고했다"며 "나중에 공무원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남들은 왜소한 체격에 어떻게 그런 용기를 낼 수 있는지 묻는다"며 "막상 상황이 닥치면 행동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현재 작은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 중인 그는 앞으로도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강씨는 "삶을 살아가는 데 옷은 가장 필수적인 요소 중 하나"라며 "지금 하는 일을 계속하면서 취약계층 어린이들을 위해 직접 만든 옷을 기부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트라우마 남아 있지만, 당시 용기에 스스로 감사…선한 영향력 전하고 파" "생각할 겨를도 없이 일단 몸이 먼저 움직인 것 같아요.
"
인천시 남동구에 사는 강민수(26·여)씨는 지난 10월 15일 집에서 홀로 평화로운 오후를 보내고 있었다.
친구와 약속이 있어 외출 준비를 하던 강씨는 별안간 바깥에서 들려오는 비명에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그러나 "살려주세요"라며 도움을 청하는 외침이 계속되자 보통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직감했다.
그것은 분명 여자아이의 다급한 목소리였다.
강씨는 당시 인터폰을 확인해 현관문 앞 상황을 살폈으나 화면상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자 일단 112 신고를 했다.
이후 곧바로 현관문을 열었고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A양이 흉기를 든 남성과 옥상으로 향하는 계단 쪽에 함께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
A양은 문이 열리자 재빠르게 남성을 피해 강씨의 집으로 뛰어들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한 듯 우왕좌왕하던 남성은 창문을 넘어 그대로 뛰어내렸다.
강씨는 놀란 마음을 진정하고 침착하게 아이의 상태부터 살폈다.
그는 경찰과 119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울고 있는 A양을 달래면서 손에 묻은 피를 닦아내고 지혈을 했다.
아파트 15층에서 떨어진 20대 남성은 머리 등을 크게 다쳐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이 남성은 A양을 흉기로 위협하며 옥상으로 끌고 가려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사건이 발생한 지 두달의 시간이 흘렀지만, 그날의 잔상은 강씨에게 여전히 트라우마로 남아있었다.
인터뷰 요청을 마다하진 않았지만, 사진 촬영을 정중히 거절한 점도 아직 불안감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탓이었다.
강씨는 15일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게 아직 어렵다"며 "당시에는 무작정 몸부터 움직였지만, 되돌아보면 두려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이어 "당시 제가 집에 없었다고 생각하면 정말 아찔하다"며 "저에게 문을 열 수 있는 용기가 있었던 것에 스스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달 13일 신속한 신고와 후속 조처로 범죄 피해를 막은 강씨에게 감사 표창과 함께 소정의 신고 포상금을 지급했다.
경찰 관계자는 "찰나의 순간 강씨가 보여준 행동이 A양을 위험에서 구해낼 수 있었다"며 "긴박한 상황에서 침착하게 잘 대응해줬다"고 말했다.
강씨는 평소에도 불의를 보면 쉽사리 지나치지 못하는 성격의 소유자다.
지난해 여름에는 대낮에 시내버스에서 음란행위를 하는 남성을 경찰에 신고해 죗값을 치르게 했다.
강씨는 "다른 피해자가 계속 생길 수 있다는 생각에 동영상을 촬영해 경찰에 신고했다"며 "나중에 공무원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남들은 왜소한 체격에 어떻게 그런 용기를 낼 수 있는지 묻는다"며 "막상 상황이 닥치면 행동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현재 작은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 중인 그는 앞으로도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강씨는 "삶을 살아가는 데 옷은 가장 필수적인 요소 중 하나"라며 "지금 하는 일을 계속하면서 취약계층 어린이들을 위해 직접 만든 옷을 기부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