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코로나 쇼크에도 기업 투자 선방…불확실성에 차입은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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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반도체를 제외한 국내 주요 기업들이 코로나19에 따른 실적 악화에도 지난해 수준의 투자를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의 올해 3분기 누적 실적을 분석한 결과 누적 매출액은 611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35조9000억원으로 6.8% 증가했다고 밝혔다.
투자도 11.7% 증가한 49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같은 성과는 반도체 실적개선 영향이 크게 작용한 덕분이다.
100대 기업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의 절반인 51.3%(18조4000억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했다.
이를 제외하면 나머지 98개사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1.9% 급감했다.
다만 투자는 3.3% 감소에 그쳤다.
한경연은 올해 3분기까지의 실적 반등은 반도체 업황의 회복으로 인한 착시효과 영향이 커 본격적인 경기 반등을 낙관하기는 아직 어렵다고 평가한 가운데 악재 속에서도 기업들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투자를 집행한 것은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한경연은 주요 기업들의 현금성 자산과 차입 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에도 주목했다.
올해 3분기 100대 기업의 누적 재무활동 현금흐름과 현금성 자산은 각각 11조8천억원, 19조5천억원 증가했다.
이는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기업들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돈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하지 않고 현금으로 보유하려는 심리가 확대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100대 기업의 현금성 자산은 지난 해 2분기 이후 5분기 연속 증가해 최근 5년간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제외하면 재무 활동 현금흐름은 지난해 순유출(-4조3000억원)에서 올해 순유입(3조9000억원)으로 전환됐다.
또 재무 활동 현금흐름 증가 폭(8조2000억원)은 영업활동 현금흐름(5조9000억원)을 상회했는데 이는 반도체를 제외한 주요 기업들의 차입 의존도가 확대됐음을 의미한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기업들이 보유한 현금이 투자·고용 → 생산 → 이윤의 선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불확실성 해소를 위한 정부의 선제적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동진기자 djl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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