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은 최근 상장사 최고경영자(CEO)·최고재무책임자(CFO) 487명을 설문한 결과 64.6%가 내년 비중을 늘리고 싶은 개인 투자자산으로 주식을 택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산업계 최전선에 있는 기업인들도 주식시장이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한 것이다.
주식 가운데 국내주식을 늘리겠다는 비중은 36.3%, 선진국 주식을 늘리겠다는 비중은 19.7%였다. 8.6%는 신흥국 주식(한국 제외)을 더 사고 싶다고 답했다.
박범진 삼성증권 법인컨설팀 팀장은 “경영진들은 내년 경기와 기업 실적이 상대적으로 개선되면서 주식의 상승여력이 부동산 대비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비중 7.2%), 채권(11.5%) 등 전통적 안전자산을 꼽은 경영진도 많지 않았다. 그동안 자산가들이 가장 선호했던 부동산에 투자하고 싶다는 비율은 10.1%에 그쳤다.
내년 주가지수에 대해서도 물었다. 3000을 넘어설 것이라고 답한 경영진은 16.6% 정도였다. 42.5%는 코스피가 2800~3000선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가 유망한 업종으로는 반도체(22.6%), 제약·바이오(19.9%), 2차전지·디스플레이(16.4%) 등을 꼽았다. 한국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첨단 산업이 내년에도 주식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예상한 것이다.
주식시장 전망은 밝게 봤지만 자신들이 운영하는 기업을 둘러싼 경영환경은 올해보다 악화되거나 비슷할 것으로 본 응답이 60%에 달했다. 코로나19 이후 촉발된 실물경기와 자본시장의 괴리가 내년에도 지속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기업의 내년 경영환경이 올해보다 악화할 것이라는 답변은 20.7%를 기록했다.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는 전망도 42.7%였다. 강세를 이어가는 주식시장과 달리 기업들의 경영 환경이 내년에도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는 뜻이다. 나아질 것이라고 답한 경영진은 36.6%에 불과했다.
특히 경영 환경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내년에도 높다는 점을 우려했다. 경영진의 38.6%가 코로나19가 지속될지 여부가 중요한 변수라고 답했다. 백신 보급을 가정해 회복하는 주식시장과 달리 현장에서는 코로나19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의미다. 46.3%는 미·중 무역분쟁, 조 바이든 신임 행정부의 정책 등 미국 관련 이슈도 불확실성을 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