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란 브랜드화에 '열일하는' 김혜숙 문화체육과장
[발언대] "부산 동구 하면 명란이 떠오르게 만들 것"
"홍콩 하면 제니쿠키가 생각나듯, 동구 하면 명란이 떠오르도록 하는 게 목표입니다.

일본이 먼저 상품화한 명란젓 브랜드를 발상지인 동구가 가져와야지요.

"
김혜숙(53) 부산 동구 문화체육관광과 과장은 동구 지역이 명란의 발상지인 점이 널리 알려지지 않은 점을 아쉬워했다.

그는 명란을 관광 자원으로 활용해 지역 경제에 이바지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동구는 일제강점기 원산에서 잡은 명태를 보관하던 한강 이남 최대 물류창고 남선창고가 있던 곳이다.

이때 명태 관련 음식이 동구에서 자연스레 활성화하기 시작했다.

부두 노동자들이 품삯 대신 대구 알, 아가미 등 부산물을 임금으로 받으면서 이 때 알을 이용한 명란젓이 유행했다.

그런데 부산에서 태어난 일본인 카와하라 도시오 씨가 명란젓을 맛본 뒤 직접 상품화해 일본에서 팔았고, 어느덧 명란젓은 일본 대중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동구 문화체육관광과는 동구가 명란 발상지인 점을 알리고, 명란 관련 역사성을 활용해 관광 콘텐츠로 개발하고 있다.

그 시작이 바로 시민들을 상대로 진행하는 '명란 파스타 쿠킹 클래스'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공모사업에 선정된 이 사업에는 매년 예산 1억여원이 투입된다.

김 과장은 이 사업을 발판 삼아 지역 주민들이 명란 관련 콘텐츠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고자 한다.

단순히 지역을 홍보하는 관광 상품이 아니라, 지역민들이 명란을 활용해 부가적인 이익을 누릴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김 과장은 "명란을 널리 홍보하면 자연스레 외지인들이 동구에 몰리게 된다"며 "외부인과 지역민들의 가교 구실을 하는 게 우리가 할 일"이라 말했다.

동구에는 역사·문화적 가치를 담은 볼거리는 많지만, 이에 비해 먹을거리가 부족하다는 약점이 있다.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식품이 명란이기도 하다.

김 과장은 "다들 관광을 마치면 집에 먹을거리 하나쯤은 기념으로 사 가지 않느냐"며 "관광객들이 귀가할 때 명란 관련 상품을 하나쯤 사갈 수 있도록 상품의 질을 높이고 홍보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