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계획은 언급 회피…행사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 지침도 어겨

브라질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는 가운데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현실과 동떨어진 발언을 해 또다시 구설에 올랐다.

10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날 오전 남부 히우 그란지 두 술주 포르투 알레그리시에서 열린 행사 연설을 통해 브라질에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끝나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우리는 팬데믹의 끝에 와있다"면서 "우리 정부는 세계 다른 나라 정부와 비교해 팬데믹 상황에 가장 잘 대처하는 정부 중 하나"라고 말했다.

브라질 대통령 코로나19 발언 또 논란…"팬데믹 끝나가고 있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발언은 코로나19 확진·사망자 증가 지역이 늘고 있다는 언론 보도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브라질 유력 6개 매체가 참여하는 언론 컨소시엄은 전날 전국 27개 주 가운데 22개 주에서 사망자가 증가세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언론 컨소시엄 집계를 보면 전날까지 최근 1주일 동안 신규 확진자는 하루 평균 4만1천926명으로 이전 1주일간보다 33% 늘었고, 하루 평균 사망자는 643명으로 34% 증가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또 "국민에게 혼란이 아니라 안정을 주어야 한다"면서 "코로나19 사망자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지만, 그와 동시에 우리는 역경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브라질 정부가 아직 코로나19 백신 접종 계획을 수립하지 못하고 있는 사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에두아르두 파주엘루 보건장관은 주 정부별로 이루어지는 백신 접종 계획에 반대한다고 한 데 이어 전날엔 백신 접종이 이르면 이달 안에 시작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파주엘루 장관은 백신 접종 시기를 애초 내년 3월로 발표했다가 내년 2월로 앞당긴 데 이어 이번까지 세 차례나 말을 바꾸면서 신뢰를 잃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브라질 대통령 코로나19 발언 또 논란…"팬데믹 끝나가고 있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19가 본격화한 이후에도 이를 '가벼운 독감'으로 부르며 안이하게 인식했고, 과학적 근거도 없는 상태에서 말라리아약을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방역에 혼선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보우소나루 대통령 외에 대통령실 참모와 정부 각료들이 참석했으나 이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히우 그란지 두 술주에서는 5월부터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