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참모를 '무역 차르'로 발탁…USTR·의회서 근무한 중국 전문가
공격적 조치 주문한 대중 강경파…트럼프식 관세전쟁은 비판
"바이든, USTR 대표에 40대 중국계 내정…첫 여성 유색인종"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9일(현지시간) 하원 조세무역위원회의 수석 무역고문이자 아시아계 미국인인 캐서린 타이(45)를 무역대표부(USTR) 대표로 지명할 예정이라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로이터통신과 워싱턴포스트는 타이가 중국계 미국인이라고 전했다.

외신은 타이가 의회 참모를 무역 담당 최고위직으로 발탁한 이레적 인사라고 평가하면서 의회 인준 절차를 통과하면 USTR를 이끄는 최초의 여성 유색인종이 된다고 보도했다.

중국어에 능통한 타이는 중국 전문성과 검증된 외교적 수완을 갖춘 무역 전문 변호사라는 평가를 받는다.

타이는 경력의 상당 부분을 USTR에서 중국에 초점을 맞춘 변호사로 활동했고, 2014년부터 의회로 자리를 옮겼다.

그녀는 2007년부터 2014년까지 USTR에서 근무하며 세계무역기구(WTO)에서 벌어진 중국과의 분쟁 사건을 담당하는 등 중국 전문 변호사로 지냈다.

타이는 지난해 싱크탱크 미국진보센터의 행사에 패널로 참석해 "중국과의 경쟁과 관련해 공격적이고 대담한 조치를 위해 정말 강력한 정치적 지지가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 8월 미국이 중국에 대해 관세보다 더 나은 공격이 필요하다며 관세에 방점을 둔 무역 전쟁과는 다른 접근법이 요구된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동원한 관세 전쟁과는 차별화한 방법론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타이는 하원 세입위에 근무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으로 개정하는 협상에도 관여했다.

특히 타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USMCA 협상을 타결한 이후 민주당이 요구한 더 강력한 노동과 환경 조항을 삽입하도록 하는 데 핵심 역할을 수행했으며, 이로 인해 민주당은 물론 노동계와 재계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의회 아시아·태평양 미국계 모임' 의장인 주디 추 민주당 하원 의원을 비롯한 여성 의원 10명은 지난달 24일 바이든 당선인에게 보낸 서한에서 타이의 경험과 외교 역량을 칭찬하면서 USMCA와 미중 무역 분쟁을 다루는 데 있어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고 평가했다.

타이는 미 코네티컷주에서 태어나 워싱턴DC에서 성장했으며, 예일대와 하버드 법대를 졸업했다.

1996~1998년 중국 광저우대에서 생활하기도 했다.

로이터는 "'무역 차르(러시아어로 황제)'로 불리는 이 자리는 바이든 당선인이 핵심 동맹과 관계를 재건하고 미국 내 제조업에 활기를 불어넣는 동시에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처벌하려는 가운데 핵심적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