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마다 문의 잇따라, 학년 전체 영어 해외연수·주치의제 도입
LH 임대료 10만원 공공주택 공급, 행정기관서 일자리 알선

'8543의 기적'…영호남 폐교 위기 시골학교 살리기 성과
영호남 민간연구소의 폐교 위기 시골 학교 살리기 활동이 큰 성과를 올리고 있다.

경남 함양군에 있는 농촌유토피아연구소는 지난 10월 29일 서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진행한 '영호남 4개 폐교 위기 시골 학교 살리기' 합동 설명회 이후 한 학교에서는 '8543의 기적'을 이루었다고 9일 밝혔다.

설명회에는 경남 거창군 가북초등학교를 비롯해 거창 신원초등학교, 전북 무주군 부당초등학교, 전북 남원시 사매초등학교 등이 참여했다.

이 중 가북초교는 기적 같은 성과를 이루었다.

설명회 이후 10세 이하의 자녀가 8명인 서울의 가족, 18세 이하의 자녀가 5명인 대구의 가족, 11세 이하의 자녀가 4명인 제주의 가족, 7세 이하의 자녀가 3명인 울산의 가족이 가북초교의 새 식구가 됐다.

8543의 기적은 이들 가정의 자녀 서울(8명), 대구(5명), 제주(4명), 울산(3명)을 모아 지칭한 것이다.

서울과 제주 가족은 지난달 27일과 30일 전입했고, 대구와 울산 가족은 조만간 전입을 마무리한다.

이들은 학교와 가북면사무소, 가북플러스위원회에서 마련해 준 주택에 입주했거나 입주한다.

도시와는 비교할 수 없는 임대료로 매월 수만 원만 내면 된다.

거창 신원초교, 무주 부당초교, 남원 사매초교에도 전국 곳곳에서 문의가 이어지고 있어 또 다른 기적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현재 전교생이 22명에 불과한 가북초교 학생 수가 37명으로 늘어나게 됐고, 전교생 23명인 신원초교에는 5명이 전학할 예정이다.

설명회에 참석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시골 학교로 전입하려는 학부모 가족들을 위해 공공임대주택을 지어주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8543의 기적'…영호남 폐교 위기 시골학교 살리기 성과
4개 학교당 12가구를 내년 연말까지 공급한다.

임대료는 월 10만원 정도로 알려졌다.

지역 민간연구소와 행정기관 등은 전입 가정에 주택과 일자리를 알선해 준다.

4개 초교의 교육프로그램은 학교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영어 해외연수 등이 우수하며 영호남 교류 공동 프로그램도 매우 특별하다.

무주 스키장에서 4개 학교 공동 스키체험프로그램, 한 학년 전체 영어 해외연수 등을 진행한다.

시골의 작은 학교란 이점을 살려 더 넓은 지역에서 친구를 사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특히 코로나 시대에도 불구하고 학생 수가 적은 작은 학교이기 때문에 전교생 등교수업을 하고 있어 도시의 비대면 교육보다 훨씬 알차고 질이 높은 교육을 하고 있다.

학생들의 건강을 위한 학교 주치의제도 도입도 준비하고 있다.

한편 설명회에서 성공사례를 발표한 함양 서하초등학교는 지난해 11월 학교 살리기 프로젝트를 펼쳐 전교생이 10명에서 30여 명으로 많이 늘어났다.

장원 농촌유토피아연구소장은 "도시 근로자들의 실직과 코로나19 확산 등 환경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안정된 생화를 찾고 더 좋은 환경 속에서 자녀를 교육하려는 마음 등이 연계해 시골 학교 전입이 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 수가 늘고 지역 인구가 증가하면서 농촌 공동체 역시 활기를 띠는 만큼 시골 학교 살리기에 행정기관과 언론에서 더 많은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8543의 기적'…영호남 폐교 위기 시골학교 살리기 성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