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원내대표는 9일 야당의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공수처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조금 전 문 대통령에게 면담 요구를 했다"며 "도대체 어떤 생각으로 국정을 이끌어가는 건지, 도대체 이 나라를 어떻게 할 건지, 이런 민주당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행태가 본인 뜻인지 만나서 따져 묻겠다"고 밝혔다.
그는 의원총회에서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과 월성원전 조기폐쇄 사건의 수사를 가로막기 위해 여권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찍어내고 공수처에 자기 사람을 심으려 한다면서 "이 사태를 유발한 원인이자 최고 책임자는 문 대통령"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YTN 라디오에서는 "숫자를 앞세운 민주주의 파괴 현장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쟁점 법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민주당이 여야 합의정신은 물론 국회법 절차마저도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민주당이 속전속결로 공수처법을 바꾸려는 것은 야당을 배제한 채 "대깨문(문대통령 열성 지지자를 비하하는 표현) 공수처장"을 임명하고, 정권에 치명타가 될 울산시장 선거개입·월성원전 조기폐쇄 의혹 수사를 무마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주 원내대표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전직 대통령의 잔혹사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검찰 개혁을 한다'고 말한 것처럼 한마디로 문 대통령을 살리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사위 소속 전주혜 의원도 KBS 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이 뒤통수를 쳤다"며 여야 원내대표가 공수처장 후보를 협의하기로 해놓고, 뒤에선 법사위의 공수처법 개정안을 기습 처리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윤호중 법사위원장이 공수처법 개정안 처리에 항의하는 국민의힘을 향해 "평생 독재의 꿀을 빨았다"라고 표현한 데 대해 법사위원인 조수진 의원은 "평생 '민주화운동' 꿀 빨아먹고, 행동은 '독재' 시절에도 없던 짓을 한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정무위 간사 성일종 의원은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정의당의 반대에도 전속고발권 유지로 뒤집힌 것을 두고 의원총회에서 "정의당까지 속인 '사기 쇼'"라고 말했다 박수영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문재인 정권이 군사정권과 다를 게 뭔가"라며 "대한민국은 마키아벨리적 군주정 혹은 레닌적 사회주의로 가는 것인가"라고 비꼬았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