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정 도조 전시회, 박여숙화랑에서 30일까지 계속

도조(陶彫)는 1950년대 초반 미국 캘리포니아 도자공들이 추상표현주의와 도자를 결합해 시도한 새로운 조형이다.

도자의 기능주의적 실용성을 뛰어넘어 예술적 측면에 방점을 둔 세라믹 아트를 구현하려는 움직임이었다.

이헌정은 도자 예술의 영역을 도조로 넓히는 대신 시작부터 이런 추상표현주의 도조의 원형을 추구하는 작가로 분류된다.

그는 추상표현주의 도조의 메카로 불릴만한 샌프란시스코 아트 인스티튜트(SAFI)에서 조각을 공부했다.

또 건축학을 공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학문적 성찰과 통섭적 시도를 통해 독창적인 도조를 구현하려 노력해왔다고 한다.

"만들지 않고 태어났다"…원초적 생명력 담은 도조
8일 용산구 소월로 '박여숙화랑'에서 개막한 '이헌정의 도자, 만들지 않고 태어난' 전시회는 이 같은 그의 작품 세계를 들여다볼 기회다.

전시회 제목 '만들지 않고 태어난'(Born without Making)에서 보듯 인위적인 손길을 최대한 절제한 원초적 덩어리들이 묘하게 일종의 생명력을 드러낸다.

사각형처럼 보이는 도조는 각 면을 잇는 접점이 '모'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마치 바닥에 있는 물질들이 서서히 위로 솟구치며 공간을 채우는 느낌을 준다.

이헌정의 예술 세계는 조선백자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새로운 감각을 빚어낸 도자 설치, 도조, 도자 건축 등 다양한 형태의 작품으로 나타났다.

프리츠커상 수상 건축가 노먼 포스터, 영화배우 브래드 피트, 프로듀서 겸 랩퍼이자 디자이너인 퍼프 대디 등 세계적 유명 인사들이 그의 작품을 소장했다.

청계천 도자 벽화 '정조대왕 능행 반차도' 같은 공공미술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전시는 오는 30일까지.
"만들지 않고 태어났다"…원초적 생명력 담은 도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