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단체, 창원지법 재판 참관 모니터링
성희롱·성폭력 범죄 재판에서 2차 가해를 방지하려면 재판부가 성 인지 감수성을 개선해야 한다고 여성단체가 촉구했다.

경남여성단체연합은 지난 8∼10월 창원지방법원 315호 법정에서 진행된 여성 대상 범죄 104건을 참관한 모니터링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이들은 가해자 변호인 측이 음주, 질병, 초범 등을 이유로 감형을 주장하면서 피해자에게 '피해자다움'을 요구하고, 재판부가 변호인의 이런 주장을 받아들인 점을 문제로 꼽았다.

그러면서 변호인이 "왜 따라갔느냐", "피해자가 강하게 저항하지 않았으므로 사건 판결에 참작해 달라", "이전에 친밀한 관계여서 성폭력이 아니다" 등 2차 가해를 했다고 지적했다.

또 아동, 특히 13세 미만 디지털 성범죄에서도 형량이 적고 처벌이 미약하다고 여성단체는 주장했다.

친족 성폭력 사건에 대해서 가족을 돌봐야 한다는 이유로 가해자를 선처한 점도 문제라고 비판했다.

긍정적인 부분으로는 피해자와 가해자가 법정에서 마주치지 않도록 재판을 진행한 점, 피해자의 증언을 끝까지 들은 점, 2차 가해에 대한 주의를 준 점을 꼽았다.

피해자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상해로 인정하는 공소장을 허가한 점도 긍정적으로 분석됐다.

경남여성단체연합은 재판 도중 가해자 또는 변호인의 2차 가해 발언을 즉각 제지하고, 재판 중 2차 피해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재차 요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