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8일(한국시간) 끝난 집행위원회에서 전 세계 젊은이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브레이크댄스 등 4개 종목을 파리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추가했다.
헤드스핀 등 현란한 몸짓으로 힙합의 멋을 한껏 강조하는 브레이크댄스는 그 자체로 하나의 문화가 됐다.
파리올림픽 브레이크댄스에는 남녀 금메달 1개씩이 걸렸다.
남녀 16명씩 출전해 일대일로 겨루는 댄스 배틀 형식의 토너먼트를 거쳐 우승자를 결정한다.
세계댄스스포츠연맹(WDSF)이 올림픽 브레이크댄스를 주관하는 국제연맹이다.
국제연맹에 속한 대한민국댄스스포츠연맹이 남은 4년 동안 브레이크댄스 선수 등록, 국가대표팀 운영 등을 책임진다.
연맹은 브레이크댄스의 올림픽 정식 종목에 발맞춰 최근 분과위원회 구성을 마쳤다.
내년부터 선수 등록을 시작할 참이다.
우리나라의 댄스스포츠 실력은 세계 최정상권이다.
성인 올림픽 데뷔에 앞서 2018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하계청소년(유스)올림픽에서 김예리가 브레이크댄스 여자부 동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브레이크댄스는 2001년 독일에서 열린 세계 대회에서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했고, 2005∼2010년 세계를 호령하며 최전성기를 구가했다.
8일 개인, 국가별 브레이크댄스 세계랭킹 사이트인 '비보이랭킹즈'를 보면, 이 부문 전설로 통하는 홍텐(김홍열·35)이 개인 부문 2위, 우리나라 비보이그룹의 대명사 진조크루가 팀 부문 2위에 각각 올랐다.
국가별 랭킹에서도 한국은 미국 다음으로 2위를 질주한다.
국제대회에서 200차례 넘게 우승하고 각종 대회에서 심사위원으로도 활동 중인 진조크루의 김헌준(36) 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파리올림픽에서 우리나라의 메달권 입상은 충분하다"며 "국가대표팀을 어떻게 구성하고 어떻게 지원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댄스 배틀은 12개 평가 기준으로 승자를 결정한다.
김 대표는 "선수가 미리 음악을 준비해 그에 맞춰 연기하는 다른 종목과 달리 브레이크댄스는 DJ가 현장에서 트는 음악에 맞춰 즉흥적으로 얼마나 화려한 기술과 퍼포먼스를 보이느냐에 따라 승자를 가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심사위원단이 음악성, 기본기, 예술성과 창의성, 역동성과 화려함, 기술 완성도 등 여러 평가 기준을 채점한다"고 덧붙였다.
정확한 경기 규정과 메달 결정 방식 등은 WDSF가 차차 확정할 것으로 김 대표는 내다봤다.
김 대표는 "브레이크댄스 원조인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브레이크댄스의 인기가 어마어마하다"며 "중국 비보이 인구는 500만명에 달하고 일본도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에 프랑스에는 국립 비보이팀이 생겼을 정도로 프랑스와 유럽에서도 브레이크댄스는 뜨거운 인기를 자랑한다"며 "IOC도 이를 잘 알기에 브레이크댄스를 파리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레드불 비씨 원대회에서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댄스 배틀에서 정상에 오른 비보이 윙(김헌우·33)과 홍텐 등이 세계를 주름잡는 한국의 특급 스타다.
다만 김 대표는 "비보이 인구가 증가세인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나라에선 2010년 이후 브레이크댄스의 인기가 사그라들었다"며 "음악과 오락,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결합한 하나의 문화인 브레이크댄스를 한 철 유행처럼 인식한 탓"이라고 아쉬워했다.
이후 저변이 약해지고 팬들의 관심도 떨어져 현재 세계 정상급의 한국 비보이 기량이 위기에 놓였다는 게 김 대표의 진단이다.
선수로 등록해 태극마크를 놓고 경쟁할 인원도 약 200명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은 녹록지 않지만, 김 대표는 "우승을 해본 자만이 또 우승할 방법을 안다"며 남은 기간 환경만 잘 조성한다면 올림픽 무대에서도 한국 비보이의 저력을 뽐낼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