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의 측근 출신 문경덕이 도당위원장
북한이 북·중 국경 지역인 평안북도의 자립경제 성과를 집중적으로 조명해 눈길을 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8일 자 3면 전면을 할애해 평북도에 건설·개건된 시설들을 나열하면서 "평북 땅 수천 리 길을 달려 우리는 많은 것을 보았다.

새로 건설되거나 개건된 자강력의 창조물들은 곳곳에 있었다"고 전했다.

동래강저수지, 평북돼지공장(양돈장), 과학자·교육자를 위한 주택, 신의주청년야외극장 준공 등 상당수는 이미 보도됐던 것이지만, 향산군 야외빙상장 건립과 구장양어사업소 현대화 등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새로 보도한 소식도 함께 언급됐다.

특파기자발로 평안북도 당위원회가 물, 식량, 땔감, 살림집, 기초식품 등 다섯 가지 문제를 해결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평북도를 지역 자립경제의 모범 지역으로 꼽아 그동안 이룬 성과를 총망라해서 선전하는 일종의 특집처럼 꾸며진 셈이다.

신문은 "올해 평안북도에 새로 건설됐거나 개건 현대화된 많은 단위의 생산공정과 면모는 그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만큼 멋들어지고 훌륭하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조건과 환경이 좋거나 모든 것이 남아 돌아가서 이룩된 성과가 결코 아니다"라며 "고난과 시련이 겹쌓일수록 이곳 일꾼들과 근로자들의 열렬한 애국심, 견인불발의 의지가 가슴 뿌듯한 현실을 안아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평북도에 대한 집중 조명이 눈길을 끄는 것은 이 지역이 그간 지역 발전의 본보기로 소개된 평양이나 강원도, 자강도 등과 달리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지역이기 때문이다.

특히 평북도는 도당위원장을 맡은 문경덕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반혁명분자'로 처형된 장성택의 측근 출신이라는 '핸디캡'을 딛고 복권된 인물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문경덕은 2013년 말 장성택 처형 직후 곧바로 북한 기록영화에서 삭제됐다가 4년 6개월 만인 2018년 평북 도당위원장으로 복귀했지만, 그 이후에도 2018년 11월 김 위원장의 평북도 현지 시찰에 참석하지 못하는 등 부침을 겪었다.

정치적 약점이 있는 문경덕이 김 위원장에 대한 충성심을 증명하고자 묵묵히 도의 자립경제에 집중했을 것으로 보인다.

평북도가 북·중 국경 지역인 만큼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방역과 북·중교역 등 측면에서 시기적으로 중요한 지역이라는 점도 평북도에 대한 집중 조명의 이유로 추정된다.

북한은 코로나19를 이유로 국경을 걸어 잠근 상태로 대중국 수출입도 크게 줄었지만,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는 여전히 높은 상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