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보안법, 반대의견 억압"…"영국, 홍콩 사법부 독립 지켜볼 것"
홍콩주재 영국 총영사는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이 반대의견을 억누르고 있으며 이로 인해 영국-홍콩 관계가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홍콩 영국 총영사 앤드류 헤인은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이임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지금의 홍콩은 "우리가 알고 사랑한 홍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2016년 9월 부임한 그는 이번주 임기를 마치고 귀국한다.

그러나 영국은 그의 후임을 아직 정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헤인 총영사는 정치적 이유라기보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헤인 총영사는 자신이 부임했을 때만 해도 영국-중국 관계가 황금기를 구가했지만, '영국-중국 공동선언'(홍콩반환협정)에 대한 이견이 생기면서 기업활동과 교육분야에서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려는 열망은 어려움에 봉착했다고 지적했다.

1984년 체결된 홍콩반환협정은 1997년 중국 반환 이후로도 50년 동안 홍콩이 현행 체계를 기본적으로 유지토록 하는 등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의 기본 정신을 담고 있다.

헤인 총영사는 특히 지난 6월 30일 홍콩보안법이 시행되면서 영국-홍콩 관계는 빠르게 악화하고 있으며, 입법회 의원 4명의 의원직이 박탈된 일은 홍콩이 누려온 고도의 자치가 "더욱 더 위협을 받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홍콩반환)협정에 대해 어떠한 타협도 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한다"고 말했다.

그는 2017년만 해도 영국-홍콩 간 교류는 대부분 경제 쪽이었지만 지금은 정치 쪽 문제로 기울었다면서 "이제 우리는 홍콩보안법과 반대파에 대해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헤인 총영사는 홍콩보안법 시행 후 영국 기업들이 홍콩에서 대거 철수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면서도, 사법부의 독립성 유지여부가 홍콩에 대한 영국의 신뢰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며 "현재 모두가 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영국이 내년 1월 31일부터 영국해외시민(British National Overseas·BNO) 여권을 가진 홍콩인의 이민 신청을 받기로 한 것과 관련, "영국 이민 정책의 최대 변화이지만 놀랍게도 영국 내 저항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이민 신청)를 지켜보고 있으며 가능한 많이 처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6일 영국 정부 자료를 인용, 올해 1~10월 홍콩인 20만여명이 BNO 여권을 발급받았다고 보도했다.

5분당 1명꼴로 발급받은 셈으로, 10월에만 약 6만명이 발급받았다.

앞서 지난 10월 영국 내무부는 내년부터 5년간 홍콩시민 최대 100만명이 영국으로 이민을 올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