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으로 건조했던 10월…기록적 비 내린 11월
이번 가을은 10월에는 이례적으로 비가 별로 내리지 않아 매우 건조했던 반면에 11월은 중순께 기온이 크게 오르고 기록적인 비가 내린 것이 특징으로 분석됐다.

기상청은 8일 발표한 '2020 가을철(9∼11월) 기상특성 분석 결과'에서 9월 초 태풍의 영향과 11월 중순 저기압에 의한 많은 비로 강수 극값을 기록하는 등 강수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9월 초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이 2∼3일과 6∼7일에 우리나라에 상륙하면서 매우 많은 비가 왔고, 11월 19일에는 남서쪽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북서쪽의 찬 공기와 만나 많은 가을비가 내렸다.

서울의 경우 이날 하루 강수량이 11월 하루 강수량 1위를 경신했다.

대조적으로 10월은 강수량(10.5㎜)과 강수일수(2.6일)가 1973년 이후 두 번째로 적어 매우 건조했다.

9∼11월 전국 강수량은 259.4㎜로 평년(259.7㎜) 수준을 기록했다.

전국 평균기온은 14.4도로 역대 2위로 따뜻했던 지난해보다 1도 낮았다.

다만 따뜻한 이동성 고기압과 북서쪽의 찬 대륙고기압이 번갈아 영향을 주면서 기온의 변동 폭이 컸다.

10월 23∼24일과 11월 3∼4일은 우리나라 5㎞ 상공의 찬 공기가 들어오고 강한 북서풍이 영향을 미쳐 기온이 크게 떨어졌다.

이와 달리 11월 17∼19일은 남서쪽에서 따뜻한 공기가 계속 유입돼 일시적으로 기온이 큰 폭으로 상승해 전국 하루 평균기온 1위 기록을 연일 갈아치웠다.

찬 대륙고기압이 일시적으로 확장하면서 올해 가을 첫눈은 11월 3일 백령도를 시작으로 같은 달 28∼29일 울릉도, 흑산도, 인천, 수원, 홍성에서 관측됐다.

백령도는 지난해보다 15일 빨랐고, 인천과 수원은 11일 늦었다.

박광석 기상청장은 "가을도 여름에 이어 이상기상이 계속 나타나고 있어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상을 예측하고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더욱 발전시키는 것이 시급하다"며 "겨울철 발생할 수 있는 이상기상 현상도 총력을 다해 예측해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기상정보를 제공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