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경기 연속 다득점…'깨어난 호랑이' 울산, 아시아 정상 오를까
프로축구 울산 현대가 국내 프로축구 무대에서 1년 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패왕의 위엄'을 저 멀리 카타르 도하에서 펼쳐 보이고 있다.

지난달 초만 해도 울산의 2020시즌은 '실패'로 평가됐다.

잘 나가다가도 경쟁 상대인 전북에 계속 덜미를 잡힌 게 컸다.

막강 전력을 구축해 K리그1 우승 후보 1순위로 평가받았으나 전북 현대에 3전 전패하며 2019시즌에 이어 역전 우승을 또 내줬고, 대한축구협회 FA컵에서도 전북에 밀려 준우승에 머물렀다.

하지만 11월 말부터 도하에서 재개한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서 울산은 팬들이 그토록 보길 원했던 '흔들리지 않는 막강함'을 보여주고 있다.

상대가 걸어 잠그면 두드려 열고, 먼저 실점하더라도 극적인 역전승을 이뤄내며 연승 행진을 벌이고 있다.

재개 후 첫 경기인 상하이 선화(중국)와의 조별리그 F조 2차전에서 예상 밖 3-1 완승을 한 것을 시작으로 7일 끝난 멜버른 빅토리(호주)와의 16강전(3-0 승)까지 6경기 연속으로 2골 이상을 넣으며 승리했다.

6경기 연속 다득점…'깨어난 호랑이' 울산, 아시아 정상 오를까
이 대회 역사상 같은 기록을 올린 팀은 2013년의 광저우 헝다(중국)뿐이다.

광저우는 당시 우승을 차지했다.

울산은 총 17골을 넣어 대회 최다 득점 1위에 올라 있다.

서아시아지역 팀들이 준결승까지 일정을 모두 마친 가운데, 14골을 넣은 알사드(카타르)를 3골 차로 앞서고 있다.

득점 순위 10위권에는 울산 선수가 2명이나 들어있다.

멜버른전까지 2경기 연속 멀티골을 폭발한 비욘존슨과, 중거리포 감도가 절정에 오른 윤빛가람이 각각 4골로 나란히 득점 공동 3위에 올라있다.

이들뿐 아니라 공격 조율이 좋은 이청용, 골잡이 주니오, 발 빠른 김인성 모두 고른 활약을 펼치고 있다.

수비도 공격 못잖게 강하다.

1골 이상 실점한 경기가 없다.

주전 골키퍼 조현우가 국가대표팀 오스트리아 원정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이번 ACL 출전이 무산되는 악재를 맞았지만, 그의 빈 자리를 베테랑 백업 골키퍼 조수혁(33)이 잘 메워주고 있다.

6경기 연속 다득점…'깨어난 호랑이' 울산, 아시아 정상 오를까
김도훈 감독의 용병술도 빛을 발한다.

결정적인 순간 '헛수'를 남발해 스스로 무너졌던 정규리그에서와 전혀 다른 모습이다.

특히 멜버른전 승리는 김 감독의 용병술이 빚어냈다.

후반전 교체 투입한 비욘존슨과 원두재가 3골을 합작했다.

울산이 그토록 바라던 국내 왕좌를 두 개나 빼앗아간 전북은 ACL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울산이 이번 ACL에서 우승해 8년 만의 아시아 정상 탈환에 성공한다면 '준우승 불명예'를 완벽하게 씻어낼 수 있다.

울산 다음 8강전 상대는 추첨에서 정해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