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징역 8개월 선고…"경찰 본분 망각하고 반성도 안해"
동료여경들 성적 모독·연락처 공개…경찰간부 2심도 실형
인터넷 '랜덤채팅방'에서 동료 여성 경찰관들을 성적으로 비하하고 전화번호를 공개해 2차 성범죄를 유도한 남성 경찰간부가 항소심에서도 유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1-1부(성지호 정계선 황순교 부장판사)는 7일 정보통신망법·성폭력범죄처벌특례법상 통신매체이용 음란 위반죄로 기소된 서울 모지구대 소속 김모(39) 전 경감에게 1심과 같은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또 김씨에게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기관과 장애인복지시설 3년간 취업제한을 함께 명령했다.

재판부는 "경찰은 범죄 예방과 진압, 수사가 임무인데 피고인은 본분을 망각하고 어린 동생들 같은 동료 경찰들을 상대로 범행을 했다"며 "피해자들은 인적 사항이 노출돼 지금도 고통받고 있으나 피고인은 진정 반성하고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2월부터 9개월간 경찰 내부 인사망으로 알아낸 후배 여성 경찰관들의 신상을 인터넷을 통해 유포하고 피해자들이 스스로 음란한 언행을 한 것처럼 꾸몄다.

랜덤채팅방 참여자들은 김씨가 공개한 휴대전화 번호로 피해자들에게 성적 메시지와 사진을 전송하고 수차례 전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항소심에서 김씨 측은 `피해자들이 받지 않은 전화는 처벌 대상이 아니다', `피해자들이 받지 않은 전화를 제외하면 총 9개월간 7번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반복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받지 않은 전화에 대해선 피고인의 법리 오해 주장을 받아들인다"면서도 "범행의 반복성은 인정되며 피해자들이 전화를 안 받았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경찰로서 (행위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잘 알고 있어 범죄에서 크게 반한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서울경찰청은 피의자 특정 후 징계위원회를 통해 김씨를 1계급 강등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형 판결이 확정되면 김씨는 당연 퇴직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