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100만명 중 10만명 재배치 계획…강제 이주 논란

방글라데시 남부 난민촌에서 생활하던 미얀마 로힝야족 난민들의 외딴섬 재배치가 시작됐다.

5일 로이터통신,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방글라데시 남부 치타공 항구에서 해군 선박 7척에 탄 로힝야족 난민 1천600여명이 첫 번째로 바샨차르 섬 새 거주지에 도착했다.

바샨차르 섬은 방글라데시 남쪽 메그나강 하구에 자리 잡고 있다.

바샨차르 섬과 치타공은 직선거리로 약 40㎞ 떨어져 있다.

미얀마의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 70여만명은 2017년 8월 말 미얀마군에 쫓겨 방글라데시로 도망왔다.

이들은 콕스바자르와 인근 난민촌에 모여 살고 있으며 인원이 100만명 정도로 늘었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로힝야족이 미얀마로 돌아가기 쉽지 않다고 보고, 난민촌 과밀화를 해소하기 위해 10만명을 바샨차르 섬에 재배치하는 계획을 세웠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바샨차르 섬에 4억 달러(4천344억원)를 투입해 수도·전기 시설을 갖춘 주거시설과 모스크, 농경지, 병원, 경찰서, 학습센터 등을 준비했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인권단체들은 바샨차르 섬이 사이클론의 이동 경로에 있어 홍수 등 재난에 취약하다고 지적한다.

이에 방글라데시 정부는 "사이클론 등 자연재해를 견디도록 콘크리트 기반으로 튼튼하게 거주지를 조성했다"고 주장했다.

또, 인권단체들은 본인 의사에 반해 사실상 강제 이주당하는 사례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방글라데시 정부는 "자발적으로 이주하겠다고 한 가족 2만3천 가구를 선정했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1차 이주민으로 선정돼 3시간 동안 배를 타고 가족과 함께 바샨차르 섬에 도착한 모하맛 주바에르는 "새 거주지로 이주해 행복하다.

이 섬에서 내가 할 일이 충분하길 바라고, 동생 가족도 데려왔으면 좋겠다"고 AFP통신과 전화 인터뷰에서 밝혔다.

반면 난민촌에 남은 난민 수피아 카툰(60)씨는 "저들이 내 아들의 이가 부러지도록 때리는 바람에 아들이 바샨차르 섬 이주에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31세의 또 다른 난민은 "우리는 강제로 섬에 이주당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울먹였다.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는 "방글라데시 정부는 유엔 인권기구가 먼저 새로운 거주지 평가를 수행하도록 난민 재배치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