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살머리고지·백석산서 약 70년만에 유해 발굴·신원확인돼
6·25 전쟁 당시 전사했다가 뒤늦게 신원이 확인된 '숨은 영웅' 2명이 약 70년 만에 그리운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지난 3, 4일 이틀에 걸쳐 경상도 지역에서 고(故) 송해경 이등중사와 이형술 하사의 '호국영웅 귀환행사'를 각각 개최했다고 밝혔다.

경북 성주 출신인 고 송해경 이등중사는 22살이 되던 해인 1952년 초 결혼했으나 전쟁 발발로 이듬해 참전했다.

정전협정 체결을 불과 16일 앞둔 1953년 7월 11일 화살머리고지 4차 전투에서 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고인의 유해는 지난 10월 13일 강원 철원 일대에서 두개골부터 발뼈까지 거의 완전한 형태로 발굴됐다.

현장에서는 인식표를 포함한 철모, 계급장, 육군 2사단 부대마크 등 유품 77종도 함께 발견되며 유전자 시료 분석 등을 통해 신원이 확인됐다.

불과 19세 나이에 제8사단 10연대 소속으로 참전한 고 이형술 하사는 1951년 10월 백석산지구(어은산 남쪽 지역) 전투에서 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하사의 유해는 강원도 양구 일대에서 지난 2015년 발굴됐지만, 지난달에서야 신원이 최종 확인됐다.

행사는 유가족 대표에게 고인들의 참전 과정과 유해발굴 경과 등을 설명하고, 신원확인통지서와 귀환패 및 유품 등이 담긴 '호국의 얼 함(函)' 전달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야외 행사장에서 방역 수칙을 준수한 가운데 행사를 진행했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한편, 2000년 4월 6·25 전사자 유해발굴사업이 첫 삽을 뜬 이후 현재까지 신원이 확인된 전사자는 총 156명이다.

이 가운데 9명의 신원은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 후속 조치의 일환으로 비무장지대 내 화살머리고지에서 남측 단독으로 진행된 유해 발굴 결과 가능했다.

유해발굴감식단 관계자는 "미수습 전사자 유해 수와 비교하면 유전자 시료가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을 당부했다.

유가족 유전자 시료 채취는 전사자의 친·외가 8촌까지 대상으로, 이에 해당하는 사람은 거주지 인근 보건소나 지소, 보훈병원 및 보훈요양원, 군 병원에서 시료 채취에 참여할 수 있다.

유해발굴감식단 대표전화(☎1577-5625)를 통해서도 가능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