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투자는 레고켐바이오가 올해 총 4건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며 항체약물복합체(ADC) 기술을 인정받았다고 3일 평가했다.

레고켐바이오는 전날 미국 픽시스 온콜로지와 ADC 항암제 후보물질인 ‘LCB67’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총 계약 규모는 2940억 달러(약 3254억원)다.

이번 건은 레고켐바이오가 올해 체결한 네 번째 기술이전 계약이다. 회사는 지난 4월에 ADC 원천기술의 일부를, 5월에 혈액암 치료제 ‘LCB73’를 익수다 테라퓨틱스에 이전했다. 지난 10월에는 시스톤 파마슈티컬에 항암제 ‘LCB71’을 기술이전했다. 올해 기술이전 금액을 모두 합치면 13억 달러(약 1조4313억원)에 달한다.
레고켐바이오의 첫 기술이전은 2015년 8월에 이뤄졌다. 다음 계약은 2019년 3월 다케다와의 계약이었다. 하나금융투자는 기술이전 간격이 점점 짧아졌다고 설명했다.

선민정 연구원은 "앞으로의 기술이전 계약 간격은 더욱 짧아질 수 있다"며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기업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라고 했다.

픽시스와의 계약에 따라 레고켐바이오는 선급금 950만 달러를 받는다.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는 2억8450만달러(약 3145억원)다. 이와 별도로 추후 픽시스의 지분 일부와 제3자 기술이전 발생 시 수익의 일부를 배분받는 권리도 확보했다.

계약 상대방인 픽시스는 2019년 설립했다. 당시 바이오 전문 투자기업 롱우드펀드를 주축으로 바이엘과 입센이 투자했다. 미세종양환경(Microenvironment)를 기반으로 면역반응을 증가시키는 항체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라라 설리반 픽시스 대표는 화이자에서 분사창업(스핀오프)한 항암제 전문기업 스프링웍스의 설립자였다.

선민정 연구원은 “국내 투자자는 기술이전 기업의 규모가 작을 경우 실망하는 경우가 있다”며 “픽시스의 항암제 개발에 노련한 연구진과 기업공개(IPO) 경험이 많은 투자 주체가 함께 상승 효과를 만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