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주지사, 선거결과 뒤집으려는 트럼프 트위터에 원칙 고수
트럼프 "비상지휘권 왜 안쓰나"…공화 주지사 "선거개입 안돼"
미국 공화당 소속의 조지아주 주지사가 30일(현지시간) 이번 대선 개표와 관련해 자신을 도우라는 취지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선거 개입 불가 방침을 내세우며 일축했다.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는 이날 비상 지휘권을 사용해 선거 관련 주 관리를 제압하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거부했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왜 켐프 주지사는 고집불통 국무장관을 제압하기 위해 쉽게 할 수 있는 비상 지휘권을 사용하지 않느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공화당 소속이지만 재검표 끝에 조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인증한 투표 결과를 옹호하고 트럼프 대통령 측의 회유를 강하게 거부해온 브래드 래펜스퍼거 주 국무장관을 왜 보고만 있느냐 취지로 읽힌다.

이에 켐프 주지사 대변인 코디 홀은 애틀랜타 지역 일간지 애틀랜타저널컨스티튜션(AJC)에 보낸 성명에서 "조지아 법은 주지사의 선거 개입을 금한다"고 말했다.

홀 대변인은 "헌법에 따라 선출된 관료인 국무장관은 행정명령으로 범할 수 없는 선거에 대한 감독권이 있다"며 "주지사는 계속해서 법을 따르고, 국무장관이 합리적인 조처를 하도록 독려해 신뢰를 회복하고 그간 제기됐던 중대한 문제를 처리할 것"이라는 원칙적인 입장을 밝혔다.

래펜스퍼거 주 국무장관은 앞서 트럼프 대통령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 법사위원장 등 공화당 의원들로부터 주 선거 결과를 트럼프 대통령 승리로 돌리려는 시도의 하나로 우편투표 용지를 빼라는 압력을 받았다고 폭로한 바 있다.

그 뒤 켐프 주지사와 래펜스퍼거 장관은 바이든 당선인이 트럼프 대통령을 약 1만 2천표 차이로 이긴 주 선거결과를 인증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켐프 주지사를 지지한 것을 두고 "수치스럽다"고 하거나 "그는 완전히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등 두 사람의 불화도 깊어졌다.

더힐은 "이 모든 상황은 상원 다수당을 결정할 내년 1월의 2석이 걸린 주 상원 결선 투표를 앞두고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조지아주 상원 선거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어 결선 투표로 상원 다수당이 결정되는 급박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조지아주 당국을 불신하고 있다는 것이다.

래펜스퍼거 장관은 자신을 "자랑스러운 트럼프 지지자"로 칭하고 트럼프의 대선 패배에 실망했다고 했지만, 개표 결과 확신 의사를 반복했다고 더힐은 전했다.

그는 "숫자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국무장관으로서 발표한 수치는 옳다고 믿는다"며 "수치에는 국민의 의견이 반영돼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