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스트레스가 태아의 뇌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에든버러대학 의대의 레베카 레이놀즈 대사 의학(metabolic medicine) 교수 연구팀이 임신 여성 78명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cortisol) 수치를 측정하고 출산한 아기의 뇌 MRI 영상을 비교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25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이 임신 여성들로부터 모발 샘플을 채취, 코르티솔 수치를 측정하고 이들이 출산한 아기가 잠든 사이에 찍은 뇌 MRI 영상을 분석했다.
그 결과 임신 중 코르티솔 수치가 높은 여성에게 태어난 아기는 사회 행동과 감정을 담당하는 뇌 부위인 편도체(amygdala)의 구조와 신경 연결망이 정상아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는 임신 중 스트레스가 심한 여성에게서 태어난 아이는 나중 사회 행동과 감정 조절 기능에 문제가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편도체의 기능부전은 자폐증, 조현병, 양극성 장애(조울증), 우울증 같은 정신장애와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들도 있다.
그러나 이 아이들의 행동과 감정 조절 기능을 직접 평가한 것은 아니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코르티솔은 질병 등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으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대사, 심장 기능, 면역체계에 변화를 일으켜 신체가 스트레스에 대처하도록 돕는다.
어머니의 스트레스는 아이의 행동과 감정 조절 기능의 발달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에 관한 연구는 주로 신빙성이 보장되지 않는 설문조사를 통해 이루어져 왔다.
이 연구 결과에 대해 어린이 교육 관련 NGO 단체인 Theirworld의 새러 브라운 박사는 아이들이 인생에서 좋은 출발을 하기 위해서는 임신 중 어머니의 정신건강을 지켜주는 것이 중요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이 연구 결과는 온라인 과학 저널 '이라이프'(eLife)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