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결국, 끝내, 독하게 매듭을 짓는군요. 무섭습니다.

살아있는 권력에도 똑같은 자세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의힘은 26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배제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문재인 대통령의 과거 발언들을 들어 '저격'했다.

文 대통령 발언으로 文 대통령 저격

국민의힘은 이날 회의의 백드롭에 문재인 대통령의 과거 트위터 메시지를 담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3년 9월13일 트위터에 "결국, 끝내, 독하게 매듭을 짓는군요. 무섭습니다"라고 적은 바 있다.

당시 채동욱 검찰총장이 혼외자 의혹으로 사의를 표명한 때였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를 책임진 채동욱 전 총장이 사의 뜻을 밝힌 데 대해 청와대의 압력이 있었다는 취지로 비판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본격 회의 시작에 앞서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7월 윤석열 총장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전한 메시지를 영상으로 틀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시 윤석열 총장에게 검찰개혁을 당부하면서 "만에 하나 청와대든 정부든 집권여당이든 권력형 비리가 있다면 정말 엄정한 자세로 임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비대위원들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의 윤석열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 영상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뉴스1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비대위원들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의 윤석열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 영상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뉴스1

"추미애-윤석열 국정조사 함께하자"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국가 권력기관이 법치 아니라 소위 완장 찬 정권 인사들의 일상화된 직권남용으로 좌지우지되고 있다는 비판 목소리가 높다"며 "특히 법무부 장관은 법치 수호 위치에 있는 사람인데, 정치 편향 장관이 검찰 조직을 무력화하면서 법치 질서 문란의 중심에 서 있다는 국민 분노가 쏟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초유의 (직무)정지 사유가 궁색하다는 지적도 많다. 사실관계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흔적이 곳곳에서 드러났다"면서 "윤석열 총장 직무 정지 사유와 함께 장관의 수사지휘권과 검찰권 남용 등에 대해서도 문제없는지 포괄적인 국정조사가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께서 윤석열 총장에 대한 국정조사를 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췄다. 환영하고 기꺼이 수용하겠다"며 "'묻고 더블로 가'라는 전략이 있다. 윤석열 총장 국정조사 받을 테니 추미애 장관에 대한 국정조사도 피해가지 말아달라"고 전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