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각각 1, 2위를 차지한 국내 맥주 시장에서 올해 가정용 맥주 수요가 유흥시장용 수요를 앞질렀다. 외출과 모임이 줄며 주점보다 집에서 맥주를 마시는 경우가 늘어난 결과다.
오비맥주 기존 5대 5 수준이던 자사 제품의 유흥시장 대 가정시장 비율이 올해 4대 6 정도로 바뀐 것으로 분석했다. 하이트진로도 유흥용과 가정용에서 6대 4 정도였던 자사 제품 판매 비율이 올해는 3.5대 6.5까지 뒤집힌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맥주 시장의 주류로 떠오른 '홈술'의 주 무대인 일선 마트에서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다. 제품 가격이 10원 단위까지 같아졌을 정도다.
서울 소재 한 마트에서는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의 대표 맥주 카스 후레쉬와 테라 피처 제품이 각각 4180원으로 동일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두 제품의 병맥주도 1410원으로 가격이 같았다. 조금이라도 저렴한 제품을 선택하는 소비자 심리를 고려해 양 사가 가격을 낮춘 결과다.
판매량이 급감한 유흥 시장에서는 실적을 조금이라도 늘리려는 맥주 업체들의 불법 리베이트 우려가 높아졌다.
지난해 시행된 국세청의 '주류 거래질서 확립에 관한 명령위임 고시'(이하 주류고시)는 △주류 거래를 조건으로 주류 판매대금이나 부채와 관련 없는 금품 수수 △세무서장 사전 승인 없이 불특정 다수에 출시 3개월 이내에 미개봉 시음주 제공 △장려금·에누리 등 명목의 금품 수수 등을 금지한다.
전국종합주류도매업중앙회는 최근 유통 질서를 어지럽히는 주류 제조사의 불공정 거래 행위 사례를 파악해달라는 공문을 각 지방 협회에 보내기도 했다. 중앙회는 공문에 "최근 일부 제조사의 과도한 '밀어내기'(실적 달성을 위해 과도한 양의 제품을 공급하는 행위), 1+1 행사, 업소 리베이트나 광고 선전비 과도 지원 등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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